추승균 전 감독 따돌려
문태종·클라크·오용준·함지훈과 함께 200살 라인업 구축
현대모비스는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에서 92–84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정상에 올랐다.
전신 기아 시절을 포함해 통산 7번째 챔피언이다.
가드 양동근은 6번째 우승반지를 끼면서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이 정상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종전까지는 추승균 전 KCC 감독과 함께 5회 우승으로 공동 1위였다.
용산고~한양대를 졸업한 양동근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해 13시즌 동안 울산에만 있었다.
프로 데뷔 초반 가드 포지션임에도 경기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강한 체력과 근성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지금은 공수를 겸비한 최고 가드라는 평가를 듣게 됐다.
1981년생인 양동근은 우리나이로 서른아홉이다. 은퇴를 고려해야 할 나이지만 여전이 불꽃 체력을 과시한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26분53초를 뛰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 출전시간이 30분대 아래도 내려간 것이다.
후배 이대성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이다. 이대성이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양동근의 노련미를 따라갈 순 없었다.
양동근은 현대모비스가 자랑하는 '200살 라인업'의 중심이기도 하다. 1975년생 동갑내기 문태종(44), 아이라 클라크(44)와 오용준(39), 함지훈(35)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문태종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다. 은퇴 기로에서 유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마지막을 불태우기 위해 합류했다.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존재만으로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슈터다.
클라크는 시즌 도중 합류한 외국인선수로 묵묵히 라건아의 뒤를 받쳤다. 유 감독은 "(라)건아가 가끔 가라앉을 때가 있는데 클라크가 옆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며 잡아준다. 클라크가 오고 나서 건아가 웃는 날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의 장기만 있으면 살릴 수 있다'는 현대모비스의 기조 속에서 부활했다.
함지훈은 양동근의 영원한 단짝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대헌(전자랜드)에게 고전한 면이 있었지만 그동안 그랬듯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개인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양동근의 뒤를 이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주도한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며 "양동근, 함지훈, 오용준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비시즌 훈련에 참여해 후배들과 함께 몸만들기에 힘썼다. 후배들에게 자극이 되고, 선수단 전체가 한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힘이 됐다"고 했다.
경험을 무시해선 안 된다.
fgl7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