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석학들, 韓민주주의 쓴소리…"좌파·우파 반목 심각"

기사등록 2019/04/17 15:39:46

강북구, 제3회 4·19혁명 국제학술회의

에드워드 슐츠-마야 보도피벡 등 참여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 강북구는 17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회 4·19혁명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2019.04.17. daer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세계 석학들이 17일 좌파와 우파간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한국 민주주의 현실에 우려를 표명했다.

에드워드 슐츠 미국 하와이대 명예교수는 이날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강북구 주최로 열린 제3회 4·19혁명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 구축의 도전과제-4·19혁명 정신의 계승'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하와이대 한국학센터 소장과 태평양아시아대학 학장을 지낸 슐츠 교수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좌파와 우파가 갈수록 반목하며 다른 측이 제안하는 것은 덮어놓고 무조건 거부하려는 성향을 목격하고 있다. 경직된 흑백논리로 이슈를 분석하려는 경향도 존재한다"면서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결론을 위해 모든 진영이 절충하고 협력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에드워드 슐츠 교수. 2019.04.17. (사진=강북구 제공)
그는 "노먼 캔터(Norman Cantor)는 중세 유럽사에 관한 저서에서 '중세유럽의 몰락은 야만인의 폭력 때문이 아니라 문명생활의 절충과 혼란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조직화된 만행적 공격에서만 만족을 찾는 끔찍한 단순론자의 폭력 때문이었다'라고 했었다"며 한국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 "서울의 거리에서 두 진영이 서로 자신들의 대의만이 숭고하다고 고집하며 상대방이 가진 우려를 살피지 않으려 할 때 민주주의의 안정은 위협 받는다"면서 "중세 유럽이 손쉬운 해법을 원한 단순론자로 인해 결국 멸망했듯이 민주국가와 평화도 간단한 해법을 추구하면 무너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슐츠 교수는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다양한 견해와 관점에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하고 개개인의 분석과 성찰을 장려함으로써 한 사회는 비록 복잡할지언정 납득할 수 있는 해법에 도달할 수 있다"며 "이런 접근을 통해 사람들은 정치선전의 이면을 보려할 것이고 사실과 잘못된 정보를 구분하려 할 것이다. 엄격한 분석 없이 단순론자에 좌우돼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에서 동아시아 역사와 평화갈등학을 강의하는 마야 보도피벡 교수는 이날 '4·19혁명과 그 이후-2019년 한반도의 민주주의와 평화'란 주제로 발표하며 남북관계와 색깔론 문제를 언급했다.
【서울=뉴시스】마야 보도피벡 교수. 2019.04.17. (사진=강북구 제공)
보도피벡 교수는 "많은 사람들, 심지어 4·19혁명에 참여한 연로한 이들 중 일부도 남한이 통일 과정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민족이면서도 오랜 기간 굉장히 다른 경험을 해온 사람들(북한주민)을 식민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안녕과 미래를 위해 남북한이 모두 자유민주주의 사상 너머의 상상력, 인내, 용기를 갖고 문제를 해결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공정, 평화, 평등을 추구한 4·19혁명은 이런 결단을 내리기 위한 중요한 유산이자 원천"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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