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화 한폭에···안중식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백악춘효(白岳春曉), 안중식, 1915 여름, 비단에 엷은 색, 197.5×63.7㎝, 202.0×65.3㎝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록문화재 485호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근대 서화의 거장 심전(心田) 안중식(1861~1919) 10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세기 전환기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를 16일부터 6월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언론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이번 특별전은 안중식 등 근대 서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사진, 삽화 등 100건의 작품을 선보이며, 6월 2일(일)까지 열린다. 2019.04.15. yesphoto@newsis.com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2019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 해이자 한국 근대서화 거장인 심전 안중식이 서거한 지 100주기가 되는 해"라며 "저항 정신은 일제강점기 조선사회 지식인들의 보편적 분위기였고 서화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심전은 '백악춘효'에 조선의 상징인 백악산과 이미 사라져버린 경복궁의 원래 모습을 그려 넣어 국운이 쇠망하던 시절에 나라를 지키려는 자존심을 담아내려 했다"며 "이번 전시는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우리 근대 서화가들의 노력이 결코 단절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되었음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악춘효(白岳春曉), 안중식, 1915년 가을, 비단에 엷은 색, 197.5×63.7㎝, 202.0×65.3㎝,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록문화재 485호 안중식을 비롯한 동시대 서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동양과 서양, 옛 것과 새 것, 전통과 모던이 공존한 혼돈의 시대에 근대 서화가들이 걸어 간 길과 그들이 남긴 유산을 살핀다. 안중식의 대표작 '백악춘효(白岳春曉)', '영광풍경(靈光風景)'을 포함해 근대 서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사진, 삽화 등 100건을 선보인다.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영광풍경',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탑원도소회지도' 등 국내 주요기관이 소장한 안중식의 걸작도 전시된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언론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이번 특별전은 안중식 등 근대 서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사진, 삽화 등 100건의 작품을 선보이며, 6월 2일(일)까지 열린다. 2019.04.15. yesphoto@newsis.com 1919년 심전의 사망은 한 예술가의 죽음이 아닌,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 화단을 이끈 기성세대의 퇴장과 신세대 등장을 알리는 한국미술사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박물관은 또 용산으로 옮겨 온 다음 처음으로 개최하는 근대서화 전시로 그간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서화 작품을 대거 내놓는다. 이 시기 미술사 연구가 활성화 되리라는 기대다. 특히, 그간 존재 여부만 알려졌던 일본 사노시 향토박물관 소장 한국 근대 서화류 중 일부가 이번에 처음 공개돼 근대 서화가들의 한·일 교류 양상도 살펴볼 수 있다.
승일반송도·삼산육성도 (昇日蟠松圖·弎山六星圖) 강진희, 1888년, 종이에 엷은 색, 각 91.0×60.5㎝,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총 6부로 구성된 전시는 안중식의 활동과 동시대 서화계의 동향을 보여준다. 제1부 '서화의 신세대'는 안중식을 비롯해 1860년대 전후로 태어난 세대들을 조명한다. 안중식과 조석진, 오세창, 지운영, 황철, 강진희 등 서화가들뿐 아니라 김옥균, 박영효, 민영익 등 개화 지식인들이 근대 서화의 새 주역으로 등장하는 양상을 짚는다. 궁중화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안중식의 화조, 영모, 기명절지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이들보이' 표지화, 안중식, 1913년, 종이에 인쇄,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제2부 '계몽의 붓'은 서화가들이 새롭게 수용한 인쇄매체를 소개한다.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는 대중계몽 수단으로 개화기에 발행됐다. 안중식은 오세창의 계몽 활동에 동참해 삽화가로서 선구적 면모를 보였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언론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이번 특별전은 안중식 등 근대 서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사진, 삽화 등 100건의 작품을 선보이며, 6월 2일(일)까지 열린다. 2019.04.15. yesphoto@newsis.com 그의 제자인 고희동과 이도영도 각종 계몽 소설과 잡지에 표지, 삽화를 그렸다. 특히 이도영이 '대한민보'에 그린 만화는 당시 세태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을 담았다.
석란도(石蘭圖),이회영, 1920년, 종이에 먹, 140.0×37.4cm, 개인 장
제3부 '저항과 은둔의 서화'와 제4부 '서화가들의 결집과 확산'에서는 경술국치 후 1910년대 서화계의 다양한 흐름을 살펴본다. 독립운동가 오세창과 이회영, 김진우를 비롯해 은일지사 윤용구, 은둔의 서화가 황철과 지운영의 작품에는 화단 외부에서 저마다의 길을 간 이들의 정체성이 담겼다.
산수도, 황철과 지운영 합작, 1932년, 에 색, 250.0×84.0㎝
화단 중심에서는 1911년 서화미술회 설립을 시작으로 1918년 서화협회의 결성에 이르기까지 단체 결성과 교육 확대 등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 화단의 이러한 조직적인 활동은 당시 제작된 여러 합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원행주(桃源行舟), 안중식, 1915년, 비단에 색, 143.5×50.7㎝,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981년 이홍근 기증
제5부 '거장과 신예'는 1910년대 안중식의 전성기 화풍과 이를 계승한 신예들을 비교 조명한다. 안중식의 산수 화풍을 그대로 모방한 이상범의 산수화, 감각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이한복의 기명절지도는 서화미술회 강습소에서 안중식을 사사한 신진 세대의 전통 계승 양상을 보여준다.
영광풍경, 안중식, 1915년, 비단에 엷은 색, 170.0×473.0㎝, 삼성미술관 리움
이 시기 안중식의 실경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는 '영광풍경'과 '백악춘효'는 전통 산수의 근대적 변모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서 이번 전시의 백미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언론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이번 특별전은 안중식 등 근대 서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사진, 삽화 등 100건의 작품을 선보이며, 6월 2일(일)까지 열린다. 2019.04.15. yesphoto@newsis.com 제6부 '새로운 도전과 모색'은 서화협회전람회와 조선미술전람회가 개최된 이후 전람회 시대를 맞이해 새롭게 변모하는 서화를 소개한다.
신록, 노수현, 1920년대, 비단에 색, 204.0×312.0㎝, 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 등록문화재 531호 일본화에 영향을 받은 김은호, 최우석, 우리 역사를 소재로 다룬 이도영의 기명절지와 고사인물화, 1923년 동연사(同硏社)를 결성해 새 서화창작을 모색한 변관식과 이용우, 노수현의 작품은 안중식 사후 새롭게 변하기 시작한 근대 서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노수현의 작품 '신록(新綠)'은 강당 등 공적 공간에 전시용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추정되며 실경이 잘 표현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승익 학예연구사는 심전의 서화를 양양화관(洋洋畵館)으로 정의했다. "동양화와 서양화를 함께한다는 뜻"이라며 "전환기 시대 근대 서화의 정체성"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언론 공개회에서 참가자들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이번 특별전은 안중식 등 근대 서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사진, 삽화 등 100건의 작품을 선보이며, 6월 2일(일)까지 열린다. 2019.04.15. yesphoto@newsis.com
입장료는 성인 6000원, 8~25세 4000원이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