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답답한 정상회담…韓, 할 수 있는 것 거의 없어"

기사등록 2019/04/12 10:51:53

"하나부터 열까지 美 승인 받아야 하는 건 분명 실책"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4.12.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문광호 기자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2일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답답하게 끝난 것이 안타깝다.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우리 입장을 명확히 하고, 담판 형식의 정상회담으로 갔어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론 제한적이지만 성과는 있었다. '빅딜'을 강조하면서도 여러 가지 '스몰딜'이 가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라며 "단계적 합의를 이뤄갈 수 있다는 발언 등은 최근 미국의 강압 기류와는 결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여전히 완고하게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요지부동 입장 속에서 힘을 구사하는 강대국 정치의 현실을 본 듯 했다"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또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자율공간을 한 치도 확보하지 못하는 것 역시 한미관계 틀 속에 남북관계를 몰아넣은 우를 범했다"고 했다.

그는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밀고나가야 할 남북관계를 하나부터 열까지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로 몰고 간 것은 분명히 실책"이라며 "정상회담이 끝났어도 여전히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이 과연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는 레토릭과 조화될 수 있는지,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재차 강조하며 "한반도는 여전히 우리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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