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국회 찾아 취임 인사…한국당 "장관 인정 못해" 거부

기사등록 2019/04/09 18:49:55

文의장 "초심 잃지 말길…北에 분명한 얘기도"

정동영 "중요한 건 국론통합…野와 소통해야"

김연철 "국회 자주 찾고 설명도 적극 하겠다"

나경원은 접견 거부…"장관으로 인정 어려워"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예방을 받고 있다. 2019.04.09.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이승주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9일 취임 인사 차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차례로 예방했다. 문 의장과 이들 야당은 '소통'을 주문했고, 김 장관은 "국회를 자주 찾아 의견을 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김 장관의 임명을 강하게 반대한 자유한국당은 김 장관과의 면담을 거부했다. 바른미래당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정이 맞지 않아 오는 10일 다시 예방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재가로 전날 취임한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 가장 먼저 문 의장을 찾았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고, 당부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의장님께서는 (김 장관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을 필요가 있다', '북한과 상관 없이 여러 분야에 대한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하셨다"며 "특히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격려의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남북이 잘 나갈 때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다며 남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며 "북한에 대해서도 때론 '이 길 밖에 없다'는 분명한 얘기도 해야 한다. '통일부 하기 나름'이라 하셨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이어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평화당 대표를 예방했다.

정 대표는 "아주 중요한 시기에 실력을 갖춘 장관이 와서 기대가 크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론통합'이다. 남북통일을 하려면 남남통일부터 해야 하지 않겠느냐. 늘 대통령부터 야당과 소통을 하라고 고언을 하는데, 김 장관은 거기에 역점을 두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야당에게 정보 공유를 더 해줘야 한다"며 "보수 야당인 한국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정부 정책에 비판하는 쪽에 오히려 더 자주 찾아가서 설명해주면 반대할 것도 강도가 약해지고 경우에 따라서 협력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통일부 장관 당시 매월 둘째 주 월요일에 전임 장관들을 초청해 의견을 들은 '이월회'를 언급하며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됐다. 그분들이 실패와 성공 경험을 다 갖고 계시기 때문"이라면서 "잘 참고하셔서 이월회를 부활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예방을 받고 있다. 2019.04.09.kkssmm99@newsis.com
이에 김 장관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아야 할 것 같다. 각계 각층과도 충분히 소통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국회를) 찾아뵙고 설명할 것은 설명하며 같이 할 것은 같이 하겠다"고 화답했다.

같은 당 장병완 원내대표도 "정치에서 소통이 정말 중요한데 이 정부에선 노력을 안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미국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에 "남북관계가 잘 되기 위해서라도 한미관계, 북미관계를 같이 풀어가야 한다"면서 "늘 서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개성공단 입주자들이 유엔 제재를 풀어달라고 했는데 거부 당했다"며 "이는 단순히 경제 제재의 문제가 아닌 생존권의 문제라는 점을 미국이나 유엔에 분명히 전달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대북 정책에 있어 합의가 중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 국회를 자주 찾아뵙고, 설명할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 서로 연구도 같이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당초 이날 한국당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나경원 원내대표의 거부로 불발됐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장관이 접견 요청을 해왔는데, 저희로서는 장관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접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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