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개최, 양국 정상 평화 프로세스 의지 읽혀"
"북미 정상회담 결렬됐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
"70년 적대 관계 실타래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
"한미, 완전한 핵 제거·평화체제 구축목표 완전 일치"
"남북관계 진전은 북핵 포기에 적극 임하려는 목표"
"美 조야 의심 잘 알지만 북한 낙인찍기 인식 버려야"
"한미동맹은 평화 프로세스 견인하는 기관차" 강조
문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4회 한미동맹포럼 초청연설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잠시 주춤해보이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물줄기가 힘차게 다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후 북한의 반발, 미국의 제재 발표와 철회 등 살얼음 같은 일련의 과정을 겪었다"며 "그 직후 한미정상이 신속히 만난다는 것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성공시키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해야 하며, 비핵화에 상응해 제재완화를 포함한 경제협력 문제도 다뤄야 한다"며 "협상 과정에서 한국은 직접 당사자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또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문 의장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아쉽긴 해도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이라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프로세스(과정)라는 말 그대로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미 간 적대관계 70년, 남북 분단 70년이라는 켜켜이 쌓인 세월과 현실이 그 안에 들어있다"며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의장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서로가 상대방의 생각과 입장을 보다 분명히 알게 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이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상호간 예측가능성을 높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눈은 늘 예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행동은 신중하게 조심하며 일을 해 나간다'는 뜻의 '호시우행'(虎視牛行)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예리하게 살피고 꾸준히 전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은 북핵을 완전히 제거하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완벽히 일치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남북한과 미국이 서로 적대시하지 않으며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는 것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신뢰구축을 통해 관계 개선에 적극 임하도록 하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며 "경제협력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고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협상과정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는 확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 의장은 "북한의 핵 포기 진정성에 대한 미국 조야(朝野·정부와 민간)의 의심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김정은 위원장의 절박함을 인정한다면 국내외 상황이 북한을 그렇게 몰고 갈 수밖에 없는 측면의 진정성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고 상대할 수 없다는 낙인찍기와 부정적인 인식은 버려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꾸준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고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견인하는 '기관차'로 비유했다.
문 의장은 초청연설 뒤 '남북관계 개선과 한미동맹을 대립관계로 보느냐'는 패널의 질문에는 "완전한 비핵화 그리고 굳건한 한미동맹의 강화, 그에 따르는 한반도의 평화, 그 두 가지 목표가 같은 이상"이라며 "절대 변할 수 없는 최우선 전제이고, 요체이며 또한 린치핀(핵심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에게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무엇을 조언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당장하세요, 당당하게 임하세요, 지금까지 한 그대로 하세요, 소통을 중요시 하세요, 차이가 있으면 조금씩 양보하세요"라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이렇게 해서 한미는 물샐틈없이 한 치 오차 없이 같이 가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북 국회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북측과 친서 교환은 이뤄졌으며, 날짜만 정하면 실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남북 국회회담의 성사가 목적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도움이 되는지가 가장 큰 기준"이라며 "만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 즉각 추진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은 문 의장을 비롯해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군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김병주 연합사부사령관,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서욱 육군참모총장 내정자,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내정자 등이 자리했다.
미군 측에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과 웨인 에어 유엔군 부사령관(캐나다) 등 주요 직위자가 함께했다.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