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착륙하는 순간부터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오른쪽으로 기운 느낌이 들었어요."
9일 오전 10시22분께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 동편 활주로에서 착륙 도중 앞바퀴가 파손된 아시아나 여객기에 타고 있던 이모(35)씨는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이 같이 말했다.
이씨는 광주에 출장을 가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씨는 착륙 순간을 "바람이 강하게 불긴 했지만 평소보다도 많이 기체가 흔들렸다"고 기억했다.
이어 "이후 활주로를 기체가 운행하는 내내 오른쪽으로 비스듬이 기울어진 느낌이 들었다"면서 "착륙 5분 만에 기체가 멈춰섰고 승객들이 동요했다"고 밝혔다.
또 "멈춰 서는 순간에도 약간의 진동이 느껴졌고, 기체는 여전히 오른쪽으로 기울어 있는 느낌이었다"면서 "공항터미널과 멀리 떨어진 활주로에 기체가 멈춰서자 승객들이 승무원들에게 상황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기체가 지면에 멈춰 서있어, 승객 동요는 심하지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다수가 당황해 했다"고 당시 기내 상황을 전했다.
기장은 승무원 4명을 불러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활주로에 멈춰 선 지 5분 만에 1차 기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기장은 '착륙과정에서 바퀴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이후 2차 기내방송은 '공군기 착륙장치가 앞 바퀴에 걸려 파손된 것 같다. 견인 차량이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내용이었다.
기내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안도했지만 일부 승객들은 '파손이 맞느냐, 기체가 서 있는 상황을 보면 앞바퀴가 빠진 것 아니냐'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 차례 더 흘러나온 기내방송 내용은 '견인 차량이 도착했으나 파손이 심해 견인이 어렵다. 공항터미널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해야 할 것 같다'였다고 한다.
승무원들에게는 '공항 터미널에 언제쯤 도착할 수 있느냐'는 승객 문의가 빗발쳤다.
이후 기장 2명과 승무원 4명, 승객 111명은 여객기에서 내려 운송용 버스를 타고 공항 터미널로 이동했다.
이날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김포·제주와 광주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29편(도착 12편·출발 17편)이 모두 결항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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