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일까, 17일 개봉하는 영화 '다시, 봄'은 타임슬립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시간여행을 그렸다.
'은조'(이청아)는 딸 '예은'(박소이)을 사고로 잃고 절망에 빠진다. 주변사람들과도 마음의 벽을 쌓은 채 살아간다. 어느날 중대한 결심을 하는데, 그 일로 인생이 바뀌어버린다. 눈을 떠보니 날짜가 어제로 돌아가 있다. 그때부터 자정이 되면 하루씩 '어제'로 돌아가있는 시간여행이 펼쳐진다.
서사만 놓고보면 특별할 것이 없다. 극 전개도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여도 공감할 수 있으면 된다.
삶을 돌아보면 그렇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느끼면서도 지금은 행동하지 않는다. 지금은 아직 과거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할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은조는 큰 깨달음을 준다. 그녀가 지나온 어제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다시 살게 된 어제는 본인은 물론이고 타인의 인생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힘을 지녔다.
몇 마디 말이나 순간의 행동 만으로 타인을 쉽게 판단하기도 한다. 은조의 시간여행은 관계가 소원했던 사람들과의 오해도 풀게 만든다.
현실을 초월한 이야기로 위안을 받고 싶은 관객에게는 좋은 영화가 될 듯하다. 평범한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사는 법을 돌아보게 만든다.
자연의 이치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여름, 가을이 이어진다. 하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 굴곡이 있게 마련이고, 늘 겨울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봄은 온다고 영화는 말한다. 104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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