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징역 10년' 싱가포르 법에 페이스북 "우려"

기사등록 2019/04/03 18:19:00

CNN "아시아 국가, 가짜뉴스 우려 악용"

"싱가포르 언론 자유 순위 하위권" 우려

【캘리포니아=AP/뉴시스】페이스북은 싱가포르의 가짜뉴스 규제 법안과 관련해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가짜뉴스 유포자를 최대 징역 10년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2019.04.03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싱가포르 정부가 가짜뉴스 유포자에게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대해 페이스북이 우려를 표명했다. 이를 둘러싸고 아시아 국가가 가짜뉴스 규제를 이유로 온라인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CNN은 3일(현지시간) 사이먼 밀너 페이스북 아태본부장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허위사실 유포를 규제한다는 원칙을 지지하면서도 "싱가포르 정부는 자신들이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페이스북에 강요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이처럼 막대한 권한을 갖게 된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거짓말 및 조작법'에 따르면 가짜 뉴스를 게시한 사람은 7만3000달러(8400만원)의 벌금형이나 징역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 같은 업체가 허위 게시물을 방치하면 최대 73만5000달러(8억34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180개 국가 중 싱가포르의 언론 자유 순위를 151위로 하위권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법안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쓰일 것이라며 "싱가포르 정부는 오랫동안 그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로 매도해왔다"고 CNN에 말했다.

CNN은 아시아국가들이 가짜뉴스를 둘러싼 합리적인 걱정을 빌미로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새로운 법들을 통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지는 지난 1월 인터넷 검열을 위해 '트로이의 목마'라는 새로운 법을 제정했다. 2017년 필리핀, 캄보디아 그리고 말레이시아는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를 내세워 언론탄압을 정당화했다. 말레이시아는 이후 관련 법안을 폐지했지만 다른 나라들은 온라인상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게 인터넷을 감시하는 중국 역시 온라인상의 거짓정보를 이유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싱가포르 의회에선 여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해당 법안의 통과가 확실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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