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최정호 후보자 부적합…자진사퇴해야"

기사등록 2019/03/26 16:04:39

"다주택·꼼수증여·특공 악용…국토부 맡을 자격 없어"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19.03.25.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은 26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를 막고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토부 장관으로는 부적합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후보자는 1월24일 장관 후보 검증 서류 제출 당시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아파트2단지(84㎡), 서울 잠실 엘스(59㎡), 세종 반곡동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팬트하우스(155㎡) 분양권 등 아파트 2개와 분양권 1개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그러나 서류 제출 한달여뒤이자 공식 지명(3월7일) 전인 2월18일 분당아파트를 장녀부부에게 지분 50%씩 증여해 다주택자에게 중과되는 보유세를 회피하려고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후보자는 현재 딸 부부에게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60만원을 내고 이 아파트에 거주중이다.

또한 분당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던 2003년 재건축이 추진되던 잠실 주공1단지를 부인 명의를 구입해 2009년 잠실 엘스를 분양받았는데 16년간 전세를 주면서 실거주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매물로 내놨으나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

세종아파트는 차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던 2016년 11월 분양받았다. 이 단지는 세종시내에서도 입지가 좋아 청약경쟁률이 최고 292대 1에 달했고 지금은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례적으로 노조에서 환영 성명을 낼 만큼 내부적으로 신망이 두텁고 업무 역량을 인정받아 금의환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민의 눈 높이에 맞지 않는 부동산 투자 행보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 후보자는 지난 25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사려깊지 못했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거듭 사과한 뒤 "서민을 위한 주거복지 대책을 세우고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유일하게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주택 정책과 관련해선 실수요자 중심의 하향안정세 기조를 유지하고 지방의 역전세난 우려에 대해선 임차인 보호에 주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은 "최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 내역은 2기 내각 후보자 7명중 시세 반영률이 48%대로 가장 낮았다"며 "지명을 앞두고 한 증여나 실거주 목적이란 해명도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토부 장관은 국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투기를 예방해야 하지만 최 후보자에겐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정상화, 불평등한 공시가격 개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정책 등 국민 다수가 원하는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최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것만이 국민의 박탈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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