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항공기 모두 이륙직후 15~20초 주기로 급등락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두 대의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추락 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항공사가 새롭게 도입한 비행 제어 시스템이 문제였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규제 당국은 위성 추적 자료를 근거로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사고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추락 사고 간에 유사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마치 가노 캐나다 교통부 장관은 에티오피아항공 항공기에서 라이온항공 사고기의 추락 전 모습을 연상시키는 '수직적 변동(vertical variations)'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는 물론 인도네시아 추락 사고조차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고 모두 이륙 직후 발생했고, 유사한 패턴을 나타냈기 때문에 각국 항공 당국과 전문가들도 조종사 실수나 기상 등 외부 요인보다는 기체 자체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두 항공기 모두 이륙 직후 수직속도(Vertical speed)가 약 15~20초를 주기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잉이 737맥스 기종에 새롭게 도입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오작동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CAS는 날개가 양력을 잃을 경우 자동으로 동체 노즈(앞부분)를 낮춰 낮은 속도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이다.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이륙해 노즈가 들려 있는 상황에서 센서가 오류를 일으켜 MCAS가 자동으로 조종에 개입해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MCAS는 노즈를 낮추고 조종사는 이를 다시 높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기체의 급격한 수직적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R 존 핸스먼 MI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NYT에 "약 15~20초의 진동은 MCAS가 개입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라이온에어 케이스와도 유사성이 있다"고 말했다.
핸스먼 교수는 보잉 737과 같은 항공기의 경우 난기류와 다른 효과 때문에 자연스러운 진동을 나타내지만 두 항공기의 경우 진동의 시간 간격이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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