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사교육비 6년째 '상승'…작년 증가율 7% 역대 최고

기사등록 2019/03/12 12:00:00

통계청, 12일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발표

월평균 사교육비 29만원…전체 학생 73%가 사교육 받아

맞벌이 가구일수록 사교육비↑…경제활동 안 해도 참여

50% '학교수업보충' 목적…사교육비 절반이 학원수강료

방과후학교 참여율 5년째 감소…EBS 교재 구입 비율도↓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 1484개교 학부모 4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000원으로 2007년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사교육비 총액은 18조6000억원으로 2016년(18조1000억원) 대비 5620억원(3.1%)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2018.03.15  taehoonlim@newsis.com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사교육비가 6년째 오르고 있다. 지난해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나온 후 최고치를 찍었다. 사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며 맞벌이 가구도 증가해 '한둘만 낳아 잘 키우자'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방과후 학교나 EBS 교재 구매 비용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어 사교육에의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다.

12일 통계청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작성해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사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한 초·중·고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1000원으로 1년 전(27만2000원)보다 1만9000원(7.0%) 올랐다. 물가 상승분이 포함된 명목 금액 기준이다.

2012년 1.7% 감소한 이후 6년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2008년 이래 가장 높다.

이재원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학생 수는 감소했지만, 참여 과목이 다양해지면서 참여율이 늘고 참여 시간도 증가하면서 사교육비가 늘었다"며 "가구당 자녀 수가 적어지면서 자녀 한 명에 투자하는 교육 비용이 늘고 맞벌이 부부가 점점 많아지는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558명으로 1년 전(573명)보다 줄었지만 전체 학생 중 유료로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의 비율을 의미하는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1년 전보다 1.7%p 올랐다. 초등학생이 82.5%, 중학생이 69.6%, 고등학생이 58.5%였다. 전체 학생의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도 6.2시간으로 1년 전보다 0.1시간 증가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6.5시간, 고등학생은 5.3시간으로 각각 나타났다.

초등학생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 시간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부 정책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통계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이 과장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돌봄교실 참가자가 2017년 24만5305명에서 지난해 26만1287명으로 증가한 영향"이라며 "예전에 비해 육아휴직자가 늘고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제 등 유연근무제도가 확산되고 있어 맞벌이 가구 등에서 퇴근 전까지 학원에 보내던 추세가 줄어든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맞벌이 가구에서 학생 1인당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는 30만7000원으로 1년 전(28만6000원)보다 7.4% 늘었다. 외벌이(27만9000원)나 부모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11만6000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참여율 역시 74.6%로 외벌이(72.1%)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41.1%)에 비해 높았다.

자녀 수가 적을수록 아이 한 명에 투자하는 사교육비가 높았다. 자녀 수가 1명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4000원이었고, 2명인 가구는 30만8000원, 3명인 가구는 22만5000원이었다. 참여율 역시 같은 분포를 보였다. 1명인 가구가 75.6%, 2명인 가구가 74.6%, 3명인 가구가 66.5%로 각각 나타났다.

사교육을 받은 초·중·고 학생만 놓고 보면 월평균 사교육비는 39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 38만2000원보다 1만7000원(4.6%) 오른 금액으로 초·중·고등학교에서 모두 올랐다.

고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54만9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고등학생 자녀를 두 명 둔 가구가 두 자녀를 모두 사교육을 받게 한다면 한 달 평균 109만8000원을 사교육비로 쓰는 것으로 계산된다. 중학생은 44만8000원, 초등학생은 31만9000원을 월평균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증가율을 보면 고등학생이 7.7%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이 3.7%, 초등학생이 3.9%로 나타났다.
전체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19조5000억원이었다. 1년 전(18조7000억원)보다는 4.4% 늘었다. 총액은 6학년까지 있어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초등학교가 8조553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고등학교(5조9348억원), 중학교(4조9972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1년 전과 대비해선 각각 5.2%, 3.9%, 3.5% 증가했다.

사교육 수강 목적으로는 '학교 수업 보충'이 49.0%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밖에 선행학습(21.3%), 진학 준비(17.5%), 보육·불안 심리 등 기타(12.2%) 순이었다. 예체능 및 취미·교양 사교육의 경우 전체적으로 보면 취미·교양·재능계발을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59.6%로 가장 많았지만, 고등학생의 경우 진학 준비가 목적인 경우가 50.0%였다.

참여 유형별로 보면 학원 수강에 지출하는 비용이 14만3000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개인과외(3만원), 그룹과외(2만2000원), 방문학습지(1만2000원) 등은 학원 수강에 비하면 교육비가 미미했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 놓고 보면 학원비는 월평균 38만5000원이었고 개인과외(32만8000원)나 그룹과외(23만5000원) 비용도 상당했다.

과목별로 보면 영어에 가장 많은 8만5000원을 지출했다. 이밖에 수학에 8만3000원을 들였고 예체능 및 취미교양에도 월평균 7만6000원을 투자했다. 국어(2만10000원), 사회·과학(1만2000원)에 쓰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증가율로 보면 일반 교과 중에선 국어가 12.9%로 가장 높았고 영어(7.2%), 사회·과학(7.0%), 수학(5.5%) 순이었다.

사교육비가 늘어난 반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방과후학교' 비용은 2015년부터 4년째 줄어들었다. 지난해 유·무상 방과후학교 비용 총액은 9258억원으로 1년 전(1조175억원)보다 9.0% 감소했다. 참여율 역시 51.0%로 2014년부터 5년 연속 감소세다. 1년 전 대비 감소율을 보면 고등학교에서 -7.1%, 중학교에서 -5.2%, 초등학교에서 -1.1%였다.

사교육을 줄이고 자율적 학습을 독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EBS 교재를 구입한 비율도 1년 전(16.9%)에 비해 1.2%p 감소한 15.7%에 그쳐 5년째 줄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각 8.3%, 8.6%로 1년 전보다 1.5%p, 0.4%p 줄었다. 반면 고등학교는 구매비율이 35.0%로 높은 편이었다.

이번 조사는 1486개 학교, 1491 학급에 속한 약 4만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3~5월, 7~9월 간 월별 사교육비를 각각 5~6월, 9~10월에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조사하지 않은 월의 사교육비를 추정·합산해 연간 통계가 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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