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기미 전혀 없고, 앞으로도 사죄하지 않을 것
법정서 알츠하이머 증상 느낄수 없고 건강해 보여
자진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구인해 심판대 세워야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은 11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법정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왜 이래?"라고 화를 냈다.
피해자 측 소송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장)는 그런 전두환씨에게 그래도 일말의 인간성을 기대했다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김 변호사는 재판 준비 과정에서 전두환씨가 '역사의 심판대'에서 마지막 참회의 기회를 갖지 않을까 애써 감정의 선을 눌러왔다.
하지만 그의 후안무치한 모습이 역사적 단죄에 나선 김 변호사의 감정의 선과 논리적 사고를 더욱 명료하게 했다.
이날 재판을 마친 김 변호사는 "전두환씨는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었고, 앞으로도 진실 규명이나 사죄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전씨가 알츠하이머를 주장했으나 법정에서는 그런 치매 증상을 느낄 수 없었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어 보였다"고 재판 과정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전씨의 비서관인 민정기씨가 회고록을 자신이 작성했다고 전에 말했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그런 내용이 제기되지 않았고 전씨가 작성한 것을 전제로 재판이 진행됐다"며 "전씨의 회고록 내용 중 5·18 왜곡은 지난해 민사재판에서 이미 허위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헬기사격은 지난해 민사재판에서 확인된 사실 중 빙산의 일각으로 전씨는 이번 공소사실 뿐 아니라 5·18민주화운동 전체 가해 행위에 대해 반성과 사과가 없다"며 "앞으로도 자진 출석하지 않으면 오늘처럼 강제구인해 법정에 세우고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전씨가 반성과 사죄는 못할 망정 최소한 침묵이라도 해야 하는데 5·18을 왜곡한 회고록을 출판해 또 다시 광주시민들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서글프지만 이제는 단죄만이 답이다"고 역사적, 사법적 단죄를 거듭 강조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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