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최악…전국 '매우나쁨'
전문가들 "미세먼지, 신체 구석구석에 영향 미쳐"
"유아·노인, 만성환자 등 취약계층에 더 큰 위험"
"건강한 사람도 안심 못해…폐기능 감소에 영향"
"미세먼지 심해도 환기 필수…환기 후 물걸레질"
5일 초미세먼지 수치가 2015년 관측 시작 이래 사상 최악을 달리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45㎍/㎥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76㎍/㎥ 이상) 기준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날 초미세먼지는 영남권을 제외한 수도권·강원권·충청권·호남권 등 전국에서 '매우나쁨' 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마나 괜찮다는 영남권 역시 '나쁨’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사람의 몸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머리카락 30분의1 수준으로 작은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2013년) 1급 발암물질이다.
장안수 순천향대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각막염, 귀로 들어오면 중이염, 코로 들어오면 비염·부비동염, 폐로 들어가면 기관지염·기침·가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혈관으로 들어가 뇌까지 침투할 수 있고 코 천장 쪽으로 침투하면 뇌혈관에도 질환이 생긴다는 연구보고가 있다"며 "장시간 노출에 따른 산소 부족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요즘은 우울증까지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창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 보다 더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코털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로 들어가 폐포에 또는 혈관에 영향을 미친다"며 "혈액순환에 따라 당연히 뇌나 심장으로 미세먼지 입자가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직관적으로 비교하자면 1년 간 담배로 죽는 사람보다 미세먼지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4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1년 간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600만명, 미세먼지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700만명이다.
어린 아이나 노인, 호흡기 및 심장·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이어 "확실히 평소보다 응급실 내원 환자 등이 더 많다"며 "병원을 찾는 호흡기 질환자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흡연 가능성이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청소년과 아닌 청소년의 폐 기능을 비교했을 때 앞선 집단의 폐 기능이 30% 정도 뒤쳐졌다.
정 교수는 "폐활량으로 통칭하는 폐 기능 감소에도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친다"며 "보통 담배를 피우면, 또는 나이를 먹으면 폐 기능이 점차 떨어지게 되는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사람도, 특히 청소년도 암 등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물 많이 마시기, 공기청정기 가동 등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농도가 짙다고 해서 창문을 꽉 닫고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귀띔했다.
한 교수는 "10~20분 단위로 환기를 짧게 하면서 공기청정기를 쓰는 게 도움이 된다"며 "실내 공기를 환기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가 축적되기 때문에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에도 환기는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대신 환기 후 물걸레로 바닥의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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