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민 여군소위, 최고 졸업생 '대통령상' 영예
광복군 생존자 등 참석자 계급장 직접 달아줘
문 대통령 "장교로서 첫발, 장하고 든든하다"
참전용사 후손, 부자·형제장교 등 軍가족 탄생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육군사관학교 제75기 졸업생들이 소위 계급장을 달고 군문에 들어섰다.
육군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사 화랑연병장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육사 75기 졸업 및 임관식을 거행했다.
75기 졸업생은 여군 15명을 포함한 263명이다.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정 장관을 비롯해 광복군 생존자 등 주요 내빈, 부모, 학교 교수 등이 임관 장교에게 계급장을 직접 달아주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했다.
임관 장교들은 평소 존경하거나 계급장을 받고 싶은 사람을 선택해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게 됐다.
육사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임관식인 만큼 임관 장교들의 힘찬 출발에 뜻 깊은 의미를 더하고자 행사에 광복군 생존자, 독립군·광복군 유가족과 그 후손을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사관학교 교수요원을 맡고 있는 최큰별 소령(진)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이제 모두 화랑대를 떠나 대한민국 육군장교로서 명예로운 첫발을 내딛게 된다"며 "참으로 장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어 "263명 졸업생 한 명 한 명을 정예장교로 키워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온 정진경 학교장과 교직원, 훈육관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오늘이 있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함께한 가족 분들께도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최고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대통령상의 주인공은 이하민(24) 여군 소위다. 임관사령장은 졸업생을 대표해 소재언(25) 소위가 받았다.
이 소위는 "4년간 육사에서 배운 소중한 가르침과 강인한 체력, 단단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야전에서도 열정과 패기 넘치는 초급장교로서 최선을 다해 국가수호에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관 소위 가운데 참전용사 후손, 부자(父子)·형제 장교 등 군인 가족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만희(26) 소위는 생도 2기로 6·25전쟁에 참전한 외할아버지와 육사 출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교로 임관한다. 육군참모총장상을 받은 남일평(24) 소위 역시 6·25전쟁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교의 길을 택했다.
남 소위는 "할아버지와 가족, 그리고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장교가 되도록 오직 국민에 충성하고 국가에 헌신하는 대한민국 대표 군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주호(24) 소위는 갑종 병과 중령으로 전역한 할아버지와 예비역 중위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째 장교의 길을 걷게 됐다. 이준열(24) 소위 등 6명은 부자가 나란히 육사 출신 장교의 길을 걷는다. 이들 중 이준열·박도훈(24)·이건호(24) 소위 등 3명은 아버지와 같은 보병병과를 선택했다.
김지수(24)·최우석(24) 소위는 각각 육사를 졸업한 두 살 터울의 형을 두고 있어 형제가 야전에서 선후배 장교로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오석준(25)·김정균(24) 소위는 미 육군사관학교가 개최하는 예비장교들의 전투기술경연대회인 '샌드허스트 전투기술 경연대회'에 2년 연속 참가해 한국 육사 생도의 우수성을 알렸다. 김도환(25) 소위는 작년 전국대학보디빌딩 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다.
필리핀 수탁생도인 존 제그(24) 소위도 2016년부터 3년 연속 전국 철인 3종대회 20대 부문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다. 조승관(26) 소위는 4년간 헌혈 53회를 비롯해 총 87회의 헌혈선행 유공으로 대한적십자사의 금장을 받았다.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