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색 빛,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억제
KAIST는 산업디자인학과 석현정·최경아 교수가 높은 색의 온도를 갖는 청백색(blue-enriched white)의 푸른빛이 아침 잠을 깨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빛이 생리적 작용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2000년대 초반 인간의 망막에서 제3의 광수용세포가 발견된 이후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제3의 광수용세포는 빛의 파란색 영역에 가장 민감해 이를 통해 각성 등 여러 생리적 현상이 발생할 뿐 아니라 뇌파, 멜라토닌 분비, 심전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푸른빛의 강한 레이저를 직접 조사하는 한정적인 조건에서 실험이 이뤄지기 때문에 결과를 일상에 접목키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푸른빛이 저녁에는 숙면에 방해될 수 있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이로운 빛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하는 연구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KAIST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빛 실험을 진행했고 호르몬과 타액 변화 등의 생리적 지표와 설문조사를 통한 주관적 지표를 관찰했다.
그 결과 빛의 색 변화에 따라 감성 등을 나타낸 주관적 지표와 멜라토닌 분비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오전에 쬐는 청백색 빛이 인체를 잠에서 깨워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실험에는 높은 색온도(6500K)의 청백색 조명과 낮은 색온도(3500K)의 주백색 조명이 사용됐고 밝기는 500lx로 고정했다.
두가지 조명 환경에 한시간 동안 무작위로 노출된 참가 학생들을 살펴본 결과 청백색 조명이 기상 후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데 더 효과적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아침에 쐬는 청백색 조명이 주관적 각성도, 분위기와 시각적 편안함을 증진시키는데 효과적이고 인체를 아침 잠에서 깨워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색온도는 조명의 색을 절대온도를 이용해 표시한 것으로 색온도가 낮을수록 주황빛을 띠며 높을수록 푸른빛을 띤다.
멜라토닌은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늦은 오후 수치가 점진적으로 증가헤 수면을 유도하고, 이른 오전에는 수치가 감소하여 잠에서 깬다.
석현정 교수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모닥불 등의 조명에서는 편안해지고 흰색 조명에서는 긴장감이 발생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자 했다”며 “과학적 근거와 고도화를 통해 신뢰성이 있는 데이터를 수집했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경아 연구교수는 “조명 시스템의 진화가 실내 건축물뿐 아니라 자동차 내부와 지하주차장 세탁기, 냉장고 등 각종 전자기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서 "스마트 조명 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생체리듬과 권장 수면시간 및 기상시간에 맞춰 조명의 색과 세기를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실험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명은 Awakening effects of blue-enriched morning light exposure on university students’ physiological and subjective responses다.
kys05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