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난달 中에 환경장관 회담 제안
中 당초 난색…韓 끈질기게 설득 성사
법적 구속력있는 '협약' 성립 여부 주목
환경부는 26일 중국 베이징시 생태환경부에서 한중 환경장관 회담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회담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환경협력 국장회의' 당시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한중 환경장관 회담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회담에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지에 생태환경부 장관이 참석한다.
사실 2월 회담 개최는 중국 측 사정으로 당초 쉽지 않았다고 한다. 당장 다음달 5일 중국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일정이 잡혀 있는 탓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 국민의 고통이 심각해 더는 시일을 지체하기 어렵다고 보고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끈질지게 설득했고, 환경 오염과 전쟁을 선포한 중국 정부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 우리 측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수장은 회담에서 공통 관심 사항인 미세먼지·황사 등 대기오염 대응, 수질 및 해양 오염 예방·관리, 환경산업과 기술, 지역 차원 환경협력 강화방안 등 환경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환경 분야 협력 확대방안도 논의한다. 특히 산업계가 우리 정부에 제안한 중국 지역(성시)별 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환경협력 플랫폼 구축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한중은 미세먼지 관련 공동연구 등 협력사업 위주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마련해왔을 뿐 국제법상 구속력을 지닌 '협약'을 맺은 적은 없었다. 이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열린 '제1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중국의 책임 있는 저감 노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협약화 방안(로드맵)'을 올 상반기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기질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협약'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더 진전된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 합의문을 내놓는 선에서 회담이 끝날 수 있다는 잿빛 전망까지 나온다.
앞서 한·중·일 3국은 지난해 동북아시아 미세먼지 이동을 과학적으로 밝혀줄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을 통제하지 못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실질적인 협력을 끌어내도록 최선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