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경장벽 예산 협상 공전…2차 셧다운 들어가나?

기사등록 2019/02/11 09:16:07

15일까지 협상타결 해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정부 일시적 재가동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3주간 정부를 재가동하는 내용의 입법안에 합의했으며 월급을 받지 못한 연방 공무원 80만 명에 대해서 "조속히 밀린 월급을 지급하겠다"라고 밝혔다. 2019.01.26.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위한 미국 의회 내 협상이 공전하면서 셧다운(연방정부 일부 업무 정지) 사태에 대한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협상 마감 시한인 15일까지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미 연방정부 9개 부처는3주 만에 다시 문을 닫게된다.
 
리처드 셸비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공화·앨라배마)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셸비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과의 대화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며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주말 동안 국경 장벽과 경비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못했다.

협상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10일 블룸버그통신에 양당이 13억 달러(약 1조4600억원)에서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 사이의 국경장벽 예산 배정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당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장벽 예산으로 요구했던 57억 달러(약 6400억원)에서 크게 축소된 액수다.

장벽 예산에 대해서는 양당의 의견차가 어느 정도 좁혀졌지만 국경에 있는 이민자 수용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 문제에서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현재 의회가 예산을 지원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수용시설 내 침대는 4만520개다. 공화당은 이를 5만2000개로 늘리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3만5520개로 줄이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당은 미국 내에서 체포한 불법 이민자를 수용할 수 있는 침대 수를 1만6500개로 제한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내에서 체류 기간을 넘긴 사람들보다는 국경을 넘는 범죄자 체포에 우선순위를 두자는 취지다.

하지만 백악관은 민주당의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10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을 지키기 위해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제2의 셧다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테이블에서 셧다운을 치워버릴 수도 없고, 57억 달러의 예산을 치워버릴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15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미국은 역사상 최장 기간인 35일 간의 셧다운을 겪은 뒤 3주 만에 다시 연방정부의 문을 닫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해서라도 국경장벽 건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마크 메도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10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어떻게든 벽을 쌓을 것"이라며 "나는 대통령이 어떤 종류의 행정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 국가비상사태는 분명히 그것들 중 일부"라고 말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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