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도 차량 파묻혀 스키와 썰매가 교통수단
좀처럼 폭설이 내린 적이 없는 시애틀시에서도 주민들은 30cm가 넘는 폭풍설로 지난 8일 일찍 퇴근을 했고, 주말을 앞둔 식품판매점마다 선반이 텅 빌 정도로 싹쓸이 쇼핑이 휩쓸고 지나갔다.
9일에는 시애틀 부근의 가파른 산지는 물론이고 평지라도 눈때문에 차량운행이 불가능해진 곳이 많아서, 많은 주민들은 스키 장비와 썰매등을 꺼내서 교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타코마에서는 누군가 페이스북에서 눈싸움을 제의한 뒤 수백명이 공원에 나와서 눈싸움을 벌이며 피크닉 테이블과 썰매를 방패로 사용하고 눈싸움판을 벌였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 두터운 옷을 입고 눈 속에서 놀기에는 완벽한 날이지만, 되도록 차도를 멀리 해야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주의를 요구했다.
올림픽 반도등 일부지역의 강설량은 30.5cm가 넘어섰고 워싱턴주 중부에서는 깊이 1~1.2m의 눈이 깊게 쌓여 2번 고속도로와 90번 인스테이트가 모두 폐쇄되었다. 통행가능한 도로도 곳곳에 눈덩이가 굴러 떨어져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국립기상청은 9일에도 폭설이 계속되고 내주 초에는 다시 한 차례 폭풍설이 다가올 것으로 예보했다. 시애틀시내에서는 경찰이 노숙자들을 대피소로 안내해서 9일 시애틀센터의 비상 대피소에는 약 180명의 사람들이 대피중이다.
주 비상사태가 선포된 워싱턴주 인근의 고속도로에서는 교통량이 많지 않은데도 미끄러져 충돌하거나 사고를 낸 차량들, 눈의 무게로 쓰러진 나무들 때문에 곳곳에서 차량 통행이 막혀있다.
미국내 다른 지역도 악천후와 분투중이다. 하와이 주민들은 높은 파도가 예고되면서 해안지대 홍수에 대비하고 있다. 마우이섬에서는 캘리포니아에서 온 한 남성이 8일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고 '하와이 뉴스 나우'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네바다 휴양지에서는 2미터 가까이 쌓인 눈속에서 5일간 갇혀있던 120명의 관광객과 호텔 직원들이 7일 구조되었다.
워싱턴 주에서도 5만여명이 정전을 겪었다. 시애틀에서는 지난 주 내린 눈이 아직도 혹한 속에 남아있는데다 새로 더 내린 눈 때문에 59세 남성 한 명이 시애틀 경전철역에서 숨지기도 했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