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4분기 실적 '어닝 쇼크'…"메리츠만 웃었다"

기사등록 2019/02/10 07:00:00

지난해 하반기 시장 변동성 확대 및 거래대금 감소로 순이익 감소해

상반기 증시 호조로 역대 최대 실적 거둔 것 고려할 때 '아쉬운 대목'

메리츠종금증권, 4분기 순이익 1142억원으로 전년동기比 32% 증가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대형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으로 공개돼 증권가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시장 변동성 확대 및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증권사 순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 제기됐지만 실제 공개된 성적표는 예상치를 한참 하회했다.

지난해 상반기 증시 호조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4분기 실적 하락은 아쉬운 대목이다. 증시 상황만 좋았다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업체가 다수 나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 감소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지난해 4분기보다 700억원이나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4분기 순이익을 500~6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가 실적이 공개된 이후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실적은 1분기 2007억원, 2분기 1571억원, 3분기 765억원, 4분기 269억원 등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연간 순이익은 4612억원으로 전년대비 8.66%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4분기 순이익은 8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했다. 연간 순이익은 4983억원으로 전년대비 5.2% 줄어들었다.

연간 순이익은 1분기 1513억원, 2분기 1360억원, 3분기 1236억원, 4분기 87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와 마찬가지로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NH투자증권도 4분기 순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500억원에 육박했지만 실제 순이익은 117억원에 불과했다. 2017년 4분기 NH투자증권은 67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올해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83% 순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3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8% 감소한 실적이다. 다만 삼성증권은 연간 334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KB증권은 지난해 4분기 3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순이익은 1788억원으로 전년대비 3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들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주식과 ETF 운용손실, ELS 헤지운용손실이 큰 폭으로 발생하면서 부진한 실적 기록했다고 KB증권은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으로 1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가까스로 면했다고 평가된다. 이는 전분기 순이익 377억원과 전년동기 147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증권사도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분기 114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시장 컨센서스가 900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를 상회한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2% 성장한 수치다. 또 연간 순이익도 4339억원을 기록, 2017년 기록한 3552억원의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증권업계 관게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거래대금 증가로 많은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분기 성적을 기록한 것을 놓고 볼 때 4분기 실적은 아쉽다"며 "대형 증권사들이 대부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의 약진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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