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 전 TV앵커들과의 오찬서 슈머·바이든에 욕설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자신의 개인 재정 문제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함께 수십년 간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다"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면서도 야당을 향해 조사를 추진하지 말라는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CN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취임 후 2년 간의 경제 성과를 소개하면서 "지금 미국에서는 경제적 기적이 벌어지고 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보같은 전쟁과 정치 또는 우스꽝스럽고 터무니없는 당파적인 조사들(investigations)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화와 입법이 예정돼 있다면 전쟁과 조사는 있을 수 없다. 그런 방식으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해외에 있는 적들을 물리치기 위해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분노를 표명해온 가운데 나왔다.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와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상당수 연루됐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재정 문제 등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세금 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또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여행 금지 행정명령에서부터 불법 입국 부모·자녀 분리 조치에 이르기까지 논란이 많은 정책에 대한 감독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오늘 내가 발표할 의제는 공화당의 의제도, 민주당의 의제도 아닌 미국 국민들의 의제다. 우리는 오랫동안 분열됐던 것을 연결하고, 새로운 연합을 결성하며,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고, 미국의 미래를 위한 특별한 약속을 할 수 있다"면서 여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연설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TV 앵커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는 욕설을 써가며 민주당 정치인들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찬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형편 없는 개자식(nasty son of a bitch)"으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바보(dumb)"로 불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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