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때완 다르지만…베트남 회담까지 3주, 돌발 변수는

기사등록 2019/02/06 17:30:23

싱가포르 회담 앞두곤 날 선 신경전…취소까지

이번엔 충분한 사전조율…비교적 순조로운 행보

北 비핵화-美 상응조치 상충되면 틀어질 우려도

한미연합훈련, 中 회담 테이블 합류 여부도 변수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양측이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쳐 진행되는 만큼 지난 싱가포르 때와는 달리 계획대로 무난한 여정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곳곳에 암초가 많았다. 사전 물밑 접촉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양측은 서로에 대한 악감정을 숨지기 않으면서 날선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양측은 회담 개최를 없던 것으로 하겠다며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기도 했다.

중재자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으로 파국은 면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을 때까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 없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북미 정상이 8개월 만에 다시 만나기로 한 가운데 상황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북미 양측이 지난 연말부터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군불을 지펴왔던 터라 회담 일정과 개최국 발표까지 비교적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을 앞서 실무진 차원에서 꾸준히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달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을 찾았고, 이어 스웨덴으로 옮겨 남북미 3자간 협상을 통해 2차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양측의 접점을 찾는 과정을 거쳤다.

이밖에 외부에 알려진 공식 만남 외에도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지속적인 물밑 협상을 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발표할 무렵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이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의제 조율에 나섰다. 비건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통해 양측이 합의문 초안까지 검토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평양=AP/뉴시스】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부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실무 준비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6월12일 김정은(왼쪽)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2019.01.24.

북미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해 보다 진전되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에 대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지만 남은 3주 동안 돌발 변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주요 의제와 합의문을 완성해 나가는 단계에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무리한 압박을 가하거나 북한이 만족할 만한 제재 완화 방안을 미국으로부터 제시받지 못한다면 회담이 틀어질 수도 있다. 양측이 사전 조율을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는 하지만 합의문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한미 군 당국의 발표 역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힌다. 한미 군 당국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맞물려 발표가 늦어지고 있지만 이미 연합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공식 발표 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딴지를 걸고 나올 수 있다.

한미는 지난해 남북미 간 대화 분위기 속에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 또는 유예한 만큼 이번에도 외교적 노력과 보조를 맞출 계획이지만 3월부터 열리는 키리졸브(KR) 연습이나 독수리(FE) 훈련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터라 자칫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밖에 중국이 이번 회담 테이블에 합류할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싱가포르 때와 달리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면서 종전선언이란 대형 이벤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 속에 김 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외교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이슈를 미중 무역전쟁과 연계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도 예고되고 있어 자칫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제재 완화라는 핵심 의제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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