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점령시절 인도차이나 5대 도시 중 하나
베트남 전쟁 당시엔 미군 기지 및 미군 휴양지
국제회의 개최 위한 시설 및 경험 잘 갖춰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의 해안도시 다낭이 유력시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도 모두 27~28일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중 과연 시 주석과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가지려 할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다낭에서 따로 만나 의견을 나눌 수도 있는 기회를 굳이 제공하려 할 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지난 3일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다낭에서 25일 전후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뒤 27~28일 사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는 '연쇄 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같은 날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27일~28일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다낭에서 만나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과 홍콩 언론의 보도에서 정상회담 일정은 서로 어긋났지만,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모두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그동안에는 중국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지난 달 말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월 말 중국 하이난성에서 정상회담을 하자는 시 주석의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다낭은 베트남 남중부 지역의 최대 상업도시이자 해안 휴양지이다. 호찌민, 하노이, 하이퐁에 이어 베트남에서는 네번째로 큰 도시이며, 인구는 약 100만명이다.
프랑스 통치 시절부터 인도차이나 지역의 5대 도시 중 하나였던 다낭은 1963년 베트남 전쟁 발발 이후에는 남베트남군과 미군의 핵심 기지로 이용됐다. 무려 20km에 이르는 아름다운 미케 해변의 백사장이 특히 유명하며, 베트남 전 당시 이곳은 전투에 지친 미군들의 휴양지로 이용됐다.
상업과 관광이 발달된 해안도시인만큼 다낭에는 고급 호텔 등 휴양시설이 많으며, 대규모 국제회의가 여러차례 열린 적이 있다.
다낭은 2017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이때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이 다낭을 방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 회의에 참석했다.
다낭 관광위원회 회장의 후인탄빈 회장은 6일 SCMP와의 인터뷰에서 "다낭이 (북미 및 미중 정상회담) 개최지가 되면 좋겠다"면서 "다낭은 너무 복잡하지 않고 딱 적당하다. 2017년 APEC 정상회담 개최 경험이 있어서 안보 요구사항에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낭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 또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개최 장소로는 2017년 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푸라마 리조트 다낭이나 인터컨티넨탈 호텔, 하얏트 리조트 호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경철 전 다낭 한인회장은 지난 4일 자유아시아(RF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국 언론에서는 하얏트 리조트 호텔을 정상회담 예상 장소로 많이 보도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 회담장으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손트라 반도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서 보안상 아주 유리한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회담 장소로 적합하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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