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무협상서 북한 비핵화 조치 합의돼야 2차 정상회담 성공"
"비건 특별대표,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미국 상응조치 논의할 듯"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6일 북한 평양에서 카운터 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이번 협상에서 핵 목록 제출 합의 등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는 미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워싱턴 DC에 있는 우드로 윌슨센터에서 5일(현지시간)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진 리 윌슨센터 한국 국장은 이번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합의돼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들이 무엇인지 못을 박아야 하며, 사전 준비 없이 두 정상이 만나 결정을 내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럴 경우 김정은에게만 이득이 된다고 리 국장은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건 대표를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좋은 신호라고 분석했다.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미 실무협상이 판문점이나 제3국에서 열릴 때 미국 측 제안 혹은 협의에 대한 북측의 대답을 받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평양 실무회담이 이런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비건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는 차원에서 비건 대표를 만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역시 올해 2차 정상회담은 지난해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다소 진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설 신고,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로드맵 즉 청사진 및 시간표 제시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조치들은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비건 대표가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미국 측 상응조치를 비롯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성과(deliverables)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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