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1심 당시 "지극히 예상 가능한 판결"
같은 성창호 판사 이번 판결엔 "사법신뢰 무너뜨려" "경악"
"판결 받아들일 수 없다" "판결 전제 김경수 징계 논의 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해 7월 성 부장판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및 공천개입 등 혐의 1심 재판을 맡아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했을 때는 '지극히 예상 가능한 결정'이라고 반긴 바 있다.
성 부장판사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현 당시 대변인은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 받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선고 또한 지극히 예상 가능한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다만 "국정원 특활비 수수에 따른 '뇌물죄' 여부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점은 국민적 눈높이에 다소 미흡한 결과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김 지사 판결에 대해 이재정 대변인은 "정해놓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증거가 부족한 억지논리를 스스로 사법신뢰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인정해 최악의 판결을 내렸다"며 "그 양승태 사법부의 비서실 판사이던, 그 재판장의 공정성을 의심하던 시선이 마침내는 거둬질 수 있길 지금도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재판부에 대한 불신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 친문 인사인 박광온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이 동의할 수 없는 판결이다. 정치 특검의 논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재판부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사법부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법원이 걷어찬 판결"이라고 규정했다.
친문계 중진인 김진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재판 결과에 대해 "전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어떻게 그런 판결이 날 수 있느냐"고 수용할 수 없음을 밝혔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경수야! 이럴 땐 정치를 한다는 게 죽도록 싫다"며 "견뎌내다오. 견뎌서 이겨내다오. 미안하다"고 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인 박주민 의원은 "성 부장판사가 사법농단의 피의자로 알려져 있다"고 공개 지목하기도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법원이 김경수 경남지사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공동정범으로 보고 법정 구속한 것을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으로 규정하고 인적청산과 법관 탄핵 등으로 정면 대응을 선언한 것이다. 위원장에는 박주민 의원을 임명했다.
박 의원은 김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 판결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이 판결을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한 징계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과거 보직을 지적한 성 부장판사의 이력을 보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라면서 "당시 민주당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며 두 손 들고 환영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랬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같은 판사의 보직을 두고 재판장의 공정성 운운한다는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는 물타기에 불과하다"며 "민주당, 부끄럽지도 않은가. 제발 반성부터 하라"고 힐난했다.
박 의원은 이같은 반론에 "본인과 상관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엄격히 판단할 수 있지만 본인이 상관있는 경우에는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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