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색인 후보에 주목…트럼프 反이민·여성비하 영향
'러시아 스캔들 최대피해자' 힐러리 재등판 여부도 관심
트럼프, 셧다운 영향 지지율 하락…반등 성공할까
◇'백인남성' 트럼프에 저항? 유색·여성후보 눈길
2020년 미국 대선 후보군의 특징은 유색인종 내지 여성후보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권력을 쥔 트럼프 대통령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지역에서 고졸 백인남성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령직을 거머쥐었다. 그는 특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치를 내걸고 국경장벽 건설 등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미국 내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하고 유색인들에 대한 편견을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편력과 여성비하 발언으로도 눈총을 샀다. 그는 포르노스타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퍼니 클리퍼드)와의 성관계 추문 및 입막음 의혹으로 꾸준히 구설에 오르고 있으며, 2016년 대선 기간에는 자신의 여성비하 발언 전력을 거론한 여성 앵커에게 '생리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특히 해리스 의원의 경우 자메이카, 인도 출신 이민자의 딸로 여성 후보인 동시에 유색인종 후보이기도 하다. 워런 의원은 자신의 인디언 혈통을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다만 워런 의원이 이 과정에서 DNA증명서를 제출한 것은 오히려 패착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패배 힐러리, 대선출마 가능성 열어둬
당초 대선 재출마에 선을 그어 왔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재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제프 젤리니 CNN 백악관 출입기자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측근들에게 "2020년 대선 도전에 대한 문을 닫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클린턴 전 장관의 재출마 가능성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
다만 정작 민주당 내에선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후보가 될 경우 승리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일단 미 대선 역사상 두 번째로 대선에 도전해 성공한 전례가 극히 드물다. 1968년 대선에서 승리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1836년 대선에서 승리한 마틴 밴뷰런 전 대통령 정도다.
아울러 클린턴 전 장관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 전 백악관 인턴 간 스캔들을 권력남용 사건이 아니라고 규정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감을 가진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는 데 치명적 단점으로 꼽힌다.
한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선행도 꾸준히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1월21~24일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 4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20년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9%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샌더스 의원은 해리스 의원(8%)에 이어 4%로 3위였다.
비록 민주당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출사표를 던지거나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중 누가 실제 후보가 되든 2020년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들 중 한 명이 일단 후보가 되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싸우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 골수 지지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셧다운 사태 이후 그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쉽사리 반등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지난 1월21~24일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 2주 평균 국정수행 지지도는 38%였다. 아울러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1월20~23일 유권자 9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응답자 50%가 셧다운 사태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 돌렸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려는 기성 언론들의 공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2020년 대선이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로 치러지리라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결국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2020년 대선의 주인공은 '트럼프'인 것이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