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 EPA 내달 1일 발효…세계 최대 자유무역권 탄생

기사등록 2019/01/30 15:01:30
【도쿄=AP/뉴시스】 17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은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유럽연합의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왼쪽) 및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흡족한 표정으로 서로 다독이며 자리를 뜨고 있다. 세계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자유무역협정이 성사돼 트럼프 미 대통령의 '낯 붉히며 싸우는' 보호주의 행태와 대비되고 있다. 2018. 7. 17.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인 경제연대협정(EPA)이 내달 1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인구 6억명, 세계 국내총생산(GDP) 의 약 30%, 세계 교역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거대한 자유무역 경제권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협정으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EU제품은 94%가, EU로 수출되는 일본산 제품은 99%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무관세 혜택을 보게되는 일본 수출업계는 협정 발효를 환영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의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EU는 일본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2026년 2월까지 8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한다. 일본산 자동차 부품의 경우 90%이상 협정 발효와 함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일본산 농수산품 대부분의 EU측 관세도 즉시 철폐될 예정으로, 일본의 농산품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전통 술인 니혼슈(日本酒)도 협정 발효와 함께 EU 역내에서 무관세 혜택을 얻게 되면서, 수출에 순풍이 예상되고 있다. 

유럽산 제품을 저렴한 값에 접하게 되는 일본 소비자들도 협정 발효를 환영하고 있다. 이미 일본 소매업계에서는 EU에서 수입하는 와인 및 치즈 등의 가격을 내리고 판매를 촉진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EU에서 수입하는 섬유 제품의 관세도 협정 발효와 함께 즉시 철폐돼, 수입의류 가격 하락도 전망된다. 

그러나 EU에서 들여오는 농산품 중 약 80%의 품목에 관세가 철폐되면서, 유럽산 제품의 수입 확대로 일본 농가 등 생산자의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일본 농축산업의 경우, 작년 말 발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호주 등지에서 값싼 농산물이 들어오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유럽의 저렴한 농산물까지 수입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치즈 및 버터 등 유제품 생산자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EPA는 CPTPP의 무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치즈 종류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다 협정 발효 16년 후부터는 관세를 0%로 한다. 

농림수산성은 유럽과의 EPA로 일본 국내 농산물 생산액이 최대 686억엔(약 7003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이 유제품이다. 이에 일본 국내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유럽산 수입품에 대항하기 위해, 경영 규모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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