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경북대 교수, 공정위 의뢰 연구용역 발표
"지주회사 전환 유도 기조 근본적 재고 필요"
【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국의 지주회사 대부분은 100% 완전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우리나라 지주회사의 경우 자회사 지분은 상장사의 39.4%, 비상장사는 8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지주회사 제도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진행한 '외국의 지주회사 현황·제도 등의 운영실태 및 변화양상에 대한 분석'이란 제목의 연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신 교수는 "지난 20년간 우리 대기업집단 정책에 있어 지주회사 방식이 동일인의 지배력 강화를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음에도 구조조정에 유리한 지배구조라는 인식 때문에 지주회사 설립·전환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유지돼 왔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대부분 100% 완전 자회사 형태였고, 독일은 중간지주 형태의 100% 완전 자회사 체제가 구축돼 있다고 신 교수는 분석했다. 일본의 경우 지주회사가 통상 50~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100% 완전 자회사가 다수였다.
공정위도 최근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통해 새로 설립하거나 전환하는 지주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 의무 지분율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50%로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이 적으면 그만큼 배당수익이 아닌 내부거래 등을 통해 사익편취를 할 소지가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교수에 따르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18개 집단의 경우 배당수익은 40.8%인 반면 자·손자회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한 경영컨설팅 수수료, 브랜드 수수료, 임대료 등 배당외수익이 43.4%로 더 높았다.
반면 일본 지주회사들의 경우 총 매출액 중 배당수익 비중이 70%에 이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주회사 제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만들어졌다. 그 이전엔 지주회사 설립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외환위기 이후엔 구조조정을 쉽게 하기 위해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주회사 시스템은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지주회사 체제가 갖고 있는 폐단도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 교수는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도 계열사를 쉽게 보유하는 수단이 된다"며 "또 계열을 분리하지 않고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승계하기에도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주회사로 인한 경제력 집중의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주회사 설립·전환 유도 방식의 기조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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