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북측위, 이달말 금강산 새해맞이 행사 예정
돌연 다음달 12~13일로 연기…"北 내부 일정 사유"
15일 외교 소식통의 전망을 종합하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사전 조율을 총괄해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미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핵심 의제는 북미 2차 정상회담 일정과 비핵화 로드맵이다.
북미는 대화 교착 국면을 거듭하면서도 정상급 친서외교를 통해 비핵화 협상 불씨를 살려왔다. 그리고 지난 7~10일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을 계기로 다시 본궤도에 올리려 하고 있다.
남북 민간교류 사업에서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본격 재개 움직임을 읽을 수 있는 신호가 감지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 남측위)는 지난 5일 6·15 북측위로부터 같은 달 30~31일 금강산에서 새해맞이 행사를 개최하자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전달받았다. 그리고 지난 7일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같은 날 오후 김 위원장은 중국행 전용 특별열차에 올랐다.
6·15 남측위는 지난 14일 6·15 남·북측위 금강산 새해맞이 행사를 다음달 12~1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북측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며, 북측은 '내부 일정'을 연기 요청 사유로 들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북측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 영향을 받았을 거라는 관측에는 이견이 없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회담 준비는 당 전문부서인 통일전선부가 한다. 하지만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6·15 북측위 등 대남 교류를 전담하는 외곽기구의 인사들도 정상회담을 준비할 때 대거 투입되기 때문에 민간 교류를 추진할 여력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게 공통된 관측이다.
또한 지난 10년 가까이 남북 교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북측에서도 대남 관련 기구가 축소됐던 탓에 전반적으로 업무를 담당할 인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일정이 촉박하게 잡히면서 민간 차원에서 추진하던 남북 교류행사가 줄줄이 연기되기도 했다. 정상회담 직후에도 당국 간 회담과 행사가 연이어 진행되면서 민간 차원 교류는 후순위가 됐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 협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달 중순께 북미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장소와 일정이 확정되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할 경우 김 위원장의 동선부터 현지 경호까지 꼼꼼하게 준비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이전까지 남북 민간 교류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미 다음달 중순께까지 남북 간 민간교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방침을 정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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