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출석' 초읽기…대법원·검찰청사 주변 폭풍전야

기사등록 2019/01/11 08:47:06

'양승태 구속 촉구' 서초동 곳곳서 집회

경찰, 12개 중대 1000여명 투입 대기중

대법원 내부 진입 시도 등 곳곳 실랑이

【서울=뉴시스】11일 오전 8시께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 단체 관계자들이 '양승태 구속 촉구'를 요구하는 피켓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헌정 사상 초유의 전 대법원장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일대에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이에 앞서 9시께 대법원 앞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국민 입장을 발표키로 했다.

이날 대법원과 인근 일대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각종 집회가 진행 중이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만큼 집회 분위기는 계속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입된 경찰 인력은 12개 중대로 약 1000여명 규모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입장을 전날 대법원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 '양승태는 사죄하라', '양승태 구속' 등 내용이 담겼다.

또 대법원 정문 앞에서는 '21세기 조선의열단' 소속 10여명이 꽹과리를 치며 "양승태 구속" 구호를 외쳐댔다.

김태현(51) 조선의열단 반장은 "지난 10년 권력과 함께해온 사법농단의 수장 양승태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한다"며 "여기서 할 것이 아니라 검찰 포토라인에서 자신의 죄를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한 민중당 당원 일부는 법원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며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각종 집회 참여자들이 대법원 내부 진입을 시도해 경찰이 "관공서 관계자 및 기자 외 출입을 자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법원삼거리 앞에서는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가 "사법 적폐 양승태를 구속하라", "당장 양승태 구속"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양승태 검찰소환에 즈음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1.11.  dadazon@newsis.com
이 단체 회원 백승우씨는 "양 전 대법원장 이동에 따라 피케팅을 하며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공개 석상에 서는 것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가졌던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자신의 입장을 밝힌 이후 차량을 타고 검찰청사로 이동해 조사에 임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건물은 대법원에서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 송무국장을 거쳐 최종영 전 대법원장 시절인 지난 2003년 2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한 뒤 같은 해 9월 특허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난 2005년 2월 대법관에 임명됐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9월 15대 대법원장 자리에 올랐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은 7개월여 만인 지난 4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오는 11일 오전 9시3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 개입, 당시 사법행정 반대 판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정황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계획이다. 특히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개입 및 관여한 증거를 다수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ohne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