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정으로 장벽 해결책 원하지 않아"
"백악관 회의는 트럼프의 정치적 연기 일부분"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민주)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건설 캠페인은 보수적 기반을 활성화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괴롭히는 다양한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워싱턴 의사당에서 가진 언론 상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캠페인은 국경안보와 관계가 없으며 보수적 기반을 북돋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을 강조함으로써 현 정부를 곤란하게 만드는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장벽을 원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으며 대통령은 장벽문제를 놓고 그저 논쟁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주 동안의 협상과정에서 요구사항을 바꿔가며 협상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보안과 관련해 필요한 돈의 액수를 늘리고, (불법이민자 보호소) 침대수를 늘리고, 해결책 모색 과정의 장애물을 늘리고 있다는 게 펠로시 의장의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관련 예산으로 요구하는 액수가 50억달러에서 57억달러로 늘어난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대통령이 진정으로 해결책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은 자신과 연관된 다른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백악관에서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대통령이 대화를 끊고 방을 나간 것은 전혀 대통령답지 않았으며 의회 지도부와의 회동 전체가 정치적 연기행위의 일부였다고 질타했다.
그는 전날의 만남이 정치적 계략으로 꾸며진 것이었고, 그랬기에 도중에 회의장소에서 나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의회의 승인없이 국경장벽 건설비를 마련하기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말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이 그렇게 하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이미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도 예산 승인에 관한 의회의 힘을 약화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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