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르포]"왜 그렇게 심각해?" 기아차 리드가 물었다

기사등록 2019/01/09 11:51:04

표정·심박수 등 인식해 공간 최적화

세계 최초 가상터치 제스처 제어기술

【서울=뉴시스】기아자동차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l-time Emotion Adaptive Driving, R.E.A.D. 시스템)’을 공개했다. 사진은 기아차 2019 CES 부스에 전시된 'R.E.A.D. 시스템'의 시험 모듈. 2019.01.08.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photo@newsis.com
【라스베이거스=뉴시스】 박주연 기자 = "Why so serious?"(왜 그렇게 심각해?)

8일 오후 (미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 현장에 마련된 기아자동차 전시장.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 리드)이 장착된 1인용 모듈에 탑승하자 얼굴 스캔을 마친 모듈이 말을 걸어왔다.

종일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복잡한 전시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취재를 하느라 피곤한 참이었다. 기자의 감정을 진단한 리드 모듈은 신나는 음악을 틀었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울려퍼졌다. 차량 시트의 패드, 등받이에서는 음악에 따라 진동이 느껴졌다. 마치 클럽으로 갑자기 이동한 것 같았다.

음악을 즐기며 기분전환을 마치자 청량한 향기가 느껴졌다. 신나는 음악과 향기에 기분이 확 밝아졌다.

1인용 모듈을 체험한 후에는 옆의 4인용 모듈인 'R.E.A.D. 모션'으로 이동했다. 리드 4인용 모듈은 세계 최초의 가상 터치식 제스처 제어 기술 'V-터치'가 적용됐다.

좌석에 편안하게 앉자 모듈이 얼굴을 스캔해 전면의 디스플레이에 비췄다. 동영상 재생 등 메뉴를 선택할 때는 화면을 터치할 필요도 없었다. 화면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제스처를 했더니 상체를 등받이에서 떼지 않고도 손 쉽게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하고 온도와 조명 등도 조절할 수 있었다.

맞은편에 앉은 외국인 관람객들도 공중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며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화면을 바라보지 않고 손가락으로 공중을 터치했을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이 근거리에서 제한된 운전자의 제스처에만 의존했다면 V-터치는 탑승자의 손뿐만 아니라 눈을 함께 인식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얼굴 스캔을 통해 감정을 읽어내는 기아자동차의 리드모듈.
이날 기아차의 리드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람객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SK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국내 산업계 관계자들도 기아차 부스를 찾았다. 기아차 부스에서 우연히 만난 박진 전 의원(아시아미래연구원 이사장)은 리드 시스템을 체험한 후 "상당히 놀랍다"며 "차를 탄 것이 아니라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CES에서 자율주행 시대 이후의 시대상으로 '감성 주행'을 제시하고, 미국 매사추세스 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 산하 어펙티브 컴퓨팅 그룹과 협업해 개발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대시보드에 위치한 얼굴 인식 센서가 운전자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감정 정보를, 스티어링휠에 적용된 전극형 심전도 센서가 심장 박동수와 피부 전도율을 비롯한 생체 정보를 추출한다.

이후 차량 스스로 인공지능 머신 러닝 학습결과로 축적된 운전자 데이터를 기준으로 오디오·공조·조명·조향 등 차량 내 각종 시스템을 능동적으로 제어하고, 운전자의 감정 상태와 생체 상황에 최적화된 공간 창출을 지원한다.

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R.E.A.D. 시스템은 최첨단 차량 제어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감정 지능이 융합된 결과물로 실내 공간에서의 상호 작용이 화두가 될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이라며 "'감각'이라는 무언의 언어를 통해 운전자와 차량 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인간 중심적인 모빌리티 공간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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