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수사관, 9시간 檢조사…"진실 밝힐 것, 박형철 고발"

기사등록 2019/01/03 23:28:20

檢참고인 조사…오후 1시30분~10시46분

사찰 없다는 동료 주장에 "각자 입장 달라"

구체적 조사 내용 대해서는 묵묵부답 일관

"박형철 비서관, '동문에 첩보 누설' 고발"

【서울=뉴시스】3일 밤 10시46분께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마친 김태우 조사관이 검찰청사 밖으로 나서고 있다.2019.01.03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윗선' 지시로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민간인 불법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는 김태우 수사관(전 특별감찰반 파견)이 3일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 약 9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에서 조사를 받은 김 수사관은 밤 10시46분께 청사를 나왔다.

그는 취재진에게 "앞으로 차후 조사에 더욱 협조해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조만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이날 조사 중 박 비서관에 대한 고발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사관은 이날 조사를 받기 전 청사에 도착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내가 올린 감찰 첩보에 대해 관련 혐의자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인 걸 알고 직접 전화해 정보를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의 발언에 대해 "풍문 수준의 첩보 내용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수사관은 조사를 마치고 나와 이 반박에 대해 "특별히 할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동료 특감반원이 민간인 사찰 없었다고 진술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각자의 입장이 다르겠죠"라고 대답했다.

구체적인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내용을 말씀드리기 곤란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또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문건을 다 제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김 수사관이 사찰 증거라며 폭로한 문건 작성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한 수사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전담수사팀을 꾸리기도 했다.

전담수사팀은 사건을 맡은 형사6부 위주로 꾸렸다. 이를 위해 대검찰청에 파견을 요청했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와 관련해 김태우 수사관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으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1.03. amin2@newsis.com
지난달 26일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과 반부패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다만 청와대 경내에 있는 반부패비서관실의 경우 강제집행이 아닌 임의제출 형식으로 청와대가 제공하는 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읍·강효상·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박 비서관·이인걸 특감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임 비서실장의 경우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와 관련한 비위 혐의를 보고받고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게 자유한국당 측 판단이다.

자유한국당은 조 수석·박 비서관·이 반장에 대해서는 노무현정부 시절 인사들의 비트코인 보유 현황 파악, 공항철도 등 민간기업과 민간인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지검은 고발 다음날인 21일 이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에 이송했다.

김 수사관은 이날 이동찬(38·변호사 시험 3회) 변호사와 같이 출석했다.

이 변호사는 보수 성향 변호사 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으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ohne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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