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듯이 1월에는 누구나 엄청나고, 대단한 한 해 계획을 세운다. 이럴 때 '걷기'만큼 좋은 활동은 없다.
의료계에서는 주 3회 이상 3㎞ 이상 걸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1% 낮아진다고 조언한다. 그만큼 두뇌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얘기다. 두뇌 운동이 아니더라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걷기만 한 활동이 없다.
매월 지역별 걷기 여행길을 선정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월을 맞이해 신년 계획을 세우기 좋은 '풍경 좋은 남해안 길' 5곳을 추천한 이유다.
◇고성 공룡 화석지 해변길
경남 고성군은 미국 콜로라도, 아르헨티나 서부 해안 등과 함께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꼽힌다. 약 1억~1억2000만 년 전 백악기 시대 공룡 흔적을 보여준다. 총 12종, 수천 마리에 달하는 공룡의 발자국을 비롯해 알, 알 둥지, 새 발자국 화석 등이 남았다. 1999년 천연기념물 제411호로 지정됐다.
공룡 화석지 해변길은 입암마을부터 고성 공룡 박물관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군립 상족암공원 내 해변을 따라 약 3㎞ 남짓 해안 산책로가 조성됐다.
길을 걷는 내내 천연기념물 제411호 '고성 덕명리 공룡' '새 발자국 화석 산지' 등을 지나며 곳곳에서 주상절리와 퇴적암 등 지질학적인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길 막바지에서 상족암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감상한 뒤 고성 공룡 박물관으로 향한다.
걷는 길 전체가 자연사 박물관인 셈이다. 평탄한 구간이 대부분이어서 자녀와 함께 야외 활동이나 견학 등을 목적으로 걷기에도 좋다.
경로 : 입암마을 입구 ~ 상족암 해변 ~ 공룡 화석 탐방로 ~ 경남 청소년 수련관 ~ 상족암 ~ 공룡 박물관
거리 : 3㎞
소요 : 3시간
난이도 : 보통
고성군청 미래전략실 055-670-2231
◇송도 해안 볼레길
부산 서구 송도 해안 볼레길은 1913년 개장한 국내 최초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에서 출발해 원시 자연공원인 암남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코스다.
해식 절벽 옆구리를 타고 가는 해안 산책로를 걸어 암남공원에 도착한다. 솔숲이 우거진 암남공원에서 산림욕을 즐긴 다음 해안도로 옆 산책로를 이용해 송도해수욕장으로 되돌아온다.
송도해수욕장에서는 아름다운 야간 조명이 빛나는 수변 공원, 하얀 물줄기와 화려한 야간 조명이 어우러진 송도 폭포, 전국 최초의 해상 조각 작품인 고래 조형 등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경로 : 송도해수욕장(현인 광장) ~ 송도 해안 산책로 ~ 암남공원(두도 전망대) ~ 공원 삼거리 ~ 암남공원 입구 ~ 송도해수욕장(현인 광장)
거리 : 8.3㎞
소요 : 3시간
난이도 : 보통
서구청 문화관광과 051-240-4082
◇여수 갯가길 밤바다 코스
전남 여수시를 가보지 못한 사람도 그룹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2012년 봄 발표돼 사랑을 받은 이 곡 덕에 뜬 것 역시 여수의 아름다운 밤바다다.
이제는 누구나 "여수" 하면 자연스럽게 '밤바다'를 연상한다. 여수 갯가길 밤바다 코스는 실제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걷기 길이다. 이름처럼 밤을 테마로 한 길로 국내에서 흔치 않다. 불 밝힌 여수항이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이 지휘한 전라좌수영 본영인 진남관을 후위 삼아 여수 밤바다를 지켜보는 장군의 동상이 우뚝 선 이순신 광장을 출발해 여수 연안 여객선 터미널을 지난다. 이어 만나는 여수 수산물 특화시장에는 맛집들이 즐비해 여수의 맛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그다음 만나는 돌산대교와 돌산공원 그리고 진두 해안길로 이어지는 코스는 버스커버스커가 노래한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이 바다를 너와 함께 너와 함께 오~"가 흐르는 길이다.
이어 새해의 희망을 상징하는 듯 영롱한 무지갯빛 거북선대교, 빨간 하멜 등대와 잘 정비된 여수 해양공원 등을 거쳐 이순신 광장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경로 : 이순신 광장 ~ 여수 연안 여객선 터미널 ~ 여수 수산물 특화시장 ~ 돌산대교 ~ 돌산공원 ~ 진두 해안길 ~ 거북선 대교 ~ 하멜 등대 ~ 여수 해양공원 ~ 이순신 광장 무술목
거리 : 6.45㎞
소요 : 1시간30분
난이도 : 매우 쉬움
여수 관광마케팅팀 061-659-3875
◇강진 사색과 명상의 다산 오솔길
전남 해남군과 장흥군 사이에 자리한 강진군은 좁고 기다란 강진만을 둘러싸고 있다. 강진의 명소를 두루 거치는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석학이자 실학자, 천주교도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이 강진으로 유배 오고, 머물며 걸었을 길을 따른다.
모두 4개 코스 65㎞ 구간인데 가장 유명한 것이 2코스(15㎞) '사색과 명상의 다산 오솔길'이다.
강진읍 남성리에 있는 시인 김영랑(1903∼1950) 생가에서 출발해 다산이 4년간 머물던 사의재와 강진만 갯벌을 따라 무성한 갈대숲, 철새 도래지 등을 지나 백련사와 다산초당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길이 평탄하다. 풍광의 수려함을 즐기는 것은 물론, 다산의 실학 정신과 영랑의 시혼을 느끼며 이름 그대로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길이다.
경로 : 다산 수련원~다산초당~백련사~철새 도래지~남포마을~목리마을~강진 5일 시장~사의재~영랑 생가
거리 : 15㎞
소요 : 5시간
난이도 : 보통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343
◇거제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경남 거제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해안 산책로인 '섬&섬길 11코스'가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옥포항에서 해안 산책로를 따라 역사 문화 자원을 둘러보고 제14대 김영삼(1927~2015) 대통령 생가에 닿는 길이다.
이 길은 총 3구간으로 이뤄진다. 옥포항에서 시작하는 1구간은 1㎞ 남짓 나무 데크를 따라가다가 울창한 숲길로 접어든다. 이어 옥포 중앙공원에 이른 다음 다시 1.2㎞를 더 가면 어촌마을 풍경을 간직한 팔랑포 마을에 도착한다.
2구간은 팔랑포 마을을 나서 1592년 이순신 장군 최초 승전을 기념하는 옥포대첩 기념 공원을 지나 덕포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고래등 모텔까지 2.7㎞를 걷게 된다. 거제도의 숨은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이 길이 알맞다.
3구간은 도로변을 따라 김 대통령 생가까지 3.6㎞를 걷는다. 오가는 차량은 많지 않으나 진행 속도가 빨라 각별히 주의해야 할 길이다.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거제의 비경 속에서 왜란 당시 승전의 영광과 이름 모를 영웅들을 떠올려 보자.
경로 : 옥포항 ~ 옥포 중앙공원 ~ 팔랑포 마을 ~ 고래등 모텔 ~ 김영삼 대통령 생가
거리 : 8.5㎞
소요 5시간
난이도 : 보통
거제시청 산림녹지과 055-639-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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