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방 강한 의지' 보인 김정은이 보낸 친서에 담긴 내용은

기사등록 2018/12/30 18:33:12

김정은 "우리 상봉 어제 일 같아···잊을 수 없는 2018년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청와대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 보내왔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 보낸 친서. 2018.12.30.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편으로 보낸 A4용지 두 장 분량의 친서 내용에 시선이 쏠린다. 이번 친서는 지난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특사로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건넨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김 위원장의 친서에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급진전된 한 해의 남북관계를 돌아보고, 남북이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자는 의지를 되새기는 게 내용이 주로 담겨있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서신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 각하, 평양에서의 우리의 상봉이 어제 일 같은데 벌써 100여 일이나 지나 지금은 잊을 수 없는 2018년도 다 저물어가는 때가 됐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의 서신 내용을 소개하며 "우리 민족이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더는 돌려세울 수 없는 화해와 신뢰의 관계가 됐음을 전해줬다"며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매우 반갑다"고 했다.

올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됐던 것처럼, 남북 간 교류를 보다 정례화시키고 남북공동선언 합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 내년에도 보다 발전된 남북관계를 만들자는 기대감을 직접적으로 나타냈을 가능성이 높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의역을 토대로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한 해에 세 번씩 만나며 남북 사이에 오랜 대결 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뤄냈고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을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한 점을 강조했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2019년에도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비핵화 관련 언급이 있었느냐', '북미 정상회담 관련 내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친서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판문점=뉴시스】한국공동사진기자단 =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4월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고 있다. 2018.12.26.photo@newsis.com
다만 A4용지 '두 장'이라는 장문의 서신을 보냈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다분히 비핵화와 연동된 북미 정상회담과 관한 내용도 담겼을 확률도 높다. 혹은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한 내용이 적혔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서울 상봉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담겨있었다"며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한 번 천명해줬다"고 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 북미 대화에서의 진전을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평양에서 합의한 연내 답방을 이루지 못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에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한다.

'내년'이라는 시점을 못 박지 않고 '상황을 주시한다'라는 문을 열어둔 대목을 비춰봤을 때, 북미 협상의 진전 속도에 따라 답방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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