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위 413일' 파인텍 사태, 2차 교섭…합의점 못 찾아(종합)

기사등록 2018/12/29 18:35:52

노조, 조합원 5명 모두 고용 요구…사측 "못 받아"

사측 "직접 고용 못해, 다른 방안 찾기 위해 노력"

노조 측 "회사가 대안도 없이 거부만 하고 있어"

연내 만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날짜 확정 못해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파인텍 고공농성 413일째인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노사 2차 교섭에 앞서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 2018.12.2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413일째 굴뚝 농성을 벌이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와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29일 제2차 교섭 벌였으나 결과를 내지 못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섭을 시작했다. 이들은 오후 4시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기존 입장대로 조합원 5명을 스타플렉스 공장에 고용해줄 것으로 요구했으나 사측 또한 직접 고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노사는 지난 27일 첫 번째 만남에서도 약 3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바 있다.

교섭 후 김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오늘 스타플렉스 고용은 안 되는 것으로 이야기 됐다. 다른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스타플렉스 측은 대안 없이 직접 고용은 못 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대화 자리를 만들자고는 했으나 구체적인 날짜를 확정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두 번째 만남 직전 양측이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면서 노사 교섭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일찌감치 고개를 들었다.

김 대표는 교섭 시작 전 "불법을 저지르고 굴뚝에 올라가면 영웅이 되는 것이냐"며 "평생 제조업을 했지만 언론이 제조업 하는 사람을 악덕한 기업인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고, 차 지회장은 "사측의 저런 태도로는 (교섭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기탁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 높이 굴뚝에 올라 이날까지 413일째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차 지회장은 20일째 연대 단식 투쟁 중이다.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굴뚝 고공농성장 현장 앞에서 75m 굴뚝 위에서 농성 중인 박준호 파인텍 사무장과 통화하고 있다. 2018.12.28. radiohead@newsis.com
이번 사태는 스타플렉스가 2010년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을 인수한 뒤 2013년 1월 일부 직원을 정리 해고하면서 시작됐다.   

한국합섬 출신인 차 지회장은 스타플렉스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 2014년 5월27일 45m 높이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 올라 다음해 7월8일까지 408일 동안 고공 농성을 벌였다. 

이후 노사가 단협을 체결하기로 극적 합의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번엔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굴뚝에 올랐다. 두 사람은 성탄절인 지난 25일로 고공 농성 409일째를 맞으며 최장기 기록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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