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일본 초계기 영상 공개 깊은 유감…레이더 운용 안해"

기사등록 2018/12/28 17:41:03 최종수정 2018/12/28 17:53:44

"초계기 해상 선회·조종사 대화만 담겨…객관적 증거 아냐"


【서울=뉴시스】일본 방위성은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상에서 일본 해상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초계기 영상을 28일 공개했다. 일본은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상에서 자국 해상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우리 군 당국은 사격통제 레이더를 운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2018.12.28. (사진=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우리 해군이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일본 해상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준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 통합막료회의(합동참모본부) 측에서 우리 군에 초계기 영상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영상 공개 후에도 광개토대왕함이 추적레이더(STIR)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방부는 28일 일본 방위성이 초계기 동영상을 공개한 뒤 입장자료를 내고 "한일 당사자 간 조속한 협의를 통해 상호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방분야 협력관계 발전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실무화상회의를 개최한지 불과 하루 만에 일본 측이 영상자료를 공개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거듭 강조한 바와 같이, 광개토대왕함은 정상적인 구조활동 중이었으며 '우리 군이 일본 초계기에 대해 추적레이더(STIR)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인도주의적 구조활동에 집중하고 있던 우리 함정에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비행을 한 것은 우방국으로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해군 광개토대왕함.
이어 "일본 측이 공개한 영상자료는 단순히 일본 초계기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과 조종사의 대화 장면만이 담긴 것으로 일반 상식적인 측면에서 추적레이더를 조사했다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로 볼 수 없다"며 "우리군은 어제 실시된 화상회의에서 우리 군함이 추적레이더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분석결과를 충분히 설명했으며 일본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은 국제법과 무기체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협의해 나가야함에도 일방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한다"고 거듭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 측은 그간 잦은 일본의 일방적인 행태에 대해 절제된 대응을 해왔다"며 "우리 측은 일본 측의 이같은 유감스런 행태에도 한일 국방협력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일본 측은 우리나라와 군사적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는 정신을 지속적으로 견지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AP/뉴시스】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 2018.10. 02
2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케마츠 일본 통합막료회의(합동참모본부) 수석참사관은 오후 5시께 초계기 영상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우리 군에 알려왔다.

앞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도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군 구축함이 레이더를 조준한 사실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영상 공개에 필요한 작업을 마친 후 오후 영상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측이 이날 공개한 영상은 약 13분 분량으로 초계기 승무원의 목소리 등이 기록됐다. 이케마츠 수석참사관은 전날 열린 한일 국방 실무자 화상회의에서도 이미 해당 영상을 공개했지만, 우리 군은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 측은 편집이 완료되면 영상을 우리 군에 전달한다는 뜻을 전하는 한편, 전날 실시됐던 실무급 화상회의를 다시 개최하자는 뜻을 재차 언급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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