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책 좋아하는 文대통령, 달변가라 느껴지는 이유"

기사등록 2018/12/25 16:14:55

"책 통한 숙성된 말의 소스 갖고 있어···발현이 잘 되고 있는 듯"

"文대통령, 책 못 읽는 게 제일 힘들다 할 정도로 책 굉장히 좋아해"

【서울=뉴시스】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10.31.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차이점에 대해 "한 분은 말이 되게 빠르고, 한 분은 아주 말이 느리다"며 "한 분은 달변가이지만, 문 대통령은 달변가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 부대변인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와 함께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 부대변인은 "늘상 일반적인 사람들은 말이 빠르고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내용을 담아내는 사람을 가리켜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아나운서가 되고 처음 교육 받을 때 선배들이 '말을 잘하는 것은 잘 들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노 대통령 두 분의 특징은 정치를 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했던 공통점이 있다"며 "말의 속도나 내용을 떠나서 국민들이 훨씬 더 공감할 수 있었던 대통령으로 남아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고 부대변인은 '말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주로 책에서 소스를 얻는 것 같다"며 "말을 원래 하던 사람은 아니니 (말이) 처음부터 아주 달변가처럼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본인이 갖고 있던 숙성된 말의 소스를 갖고 있는 사람이어서 그것이 발현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 소스들은 책에서 얻은 것들"이라며 "내가 만나지 못한 수많은 국민들을 책 속에서 만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런 하나하나가 말을 만들어 내면서 '저 사람의 말은 신뢰가 가고, 정말 달변가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말은 속뜻이나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은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자꾸 해석을 하려고 한다"며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믿지를 않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고 부대변인은 "능라도에서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며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5·1 능라경기장에서의 문 대통령 연설을 꼽았다.

고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고 하는데, 그 순간 울컥했다"며 "눈물이 뚝 떨어질 정도로 굉장히 기억에 남는 연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말을 어떤 분들은 감성적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하지만 문 대통령 스스로도 '나는 그렇게 감성적인 언어를 즐겨쓰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설도 글로 보면 아주 담백하게 쓰여져 있다. 다만 문학적 어구를 사용한다든지, 그 나라의 작가를 끌어다 놓는 경우들이 있다보니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느끼지만 사실은 굉장히 건조하다"고 덧붙였다.

고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도 텍스트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책을 좋아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이 '책을 잘 못 읽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할 정도로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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