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시국회 본회의 불과 나흘 남았는데…접점 커녕 갈등만
한국당은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시행령을 기습적으로 입법 예고했다"며 날을 세웠고, 민주당은 "국회 입법과 함께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밝혀온 만큼 황당한 발목잡기"라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처럼 오는 27일 본회의를 불과 나흘 앞두고 여야가 접점은 커녕 첨예한 갈등만 반복하면서 유치원 3법의 12월 임시국회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한표·김현아·곽상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입법 예고한 데 대해 "독불장군식으로 국회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교육위는 지난 20일 법안소위를 열고 유치원 3법을 심의했지만, 한국당이 정부의 시행령 입법 예고를 '입법부 패싱'이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퇴장, 회의는 파행됐다.
이들은 이와 관련 "유치원 3법 뒤에 숨어 모든 잘못을 유치원에 떠넘기고 매일 같이 유치원 탓만 하다가 이제 와서 시행령 일부만 고치는 것으로 교육당국의 책임을 다했다고 한다"며 "국민을 또다시 속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절차)을 통한 유치원 3법 처리를 검토 중인 민주당을 향해서는 "유치원법 처리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김현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계시스템을 도입하면 유치원 3법을 꼭 연내에 처리해야 하는 시급한 이유가 없다"라며 "2월 임시국회 때 해도 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전에 (유치원 3법이) 연말에 통과가 안 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이야기 했었는데, 시행령으로 회계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저희는 굳이 연말에 무리하게 심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조승래·박용진·박찬대 등 민주당 교육위 위원들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이런 황당한 발목잡기가 또 있느냐"며 바른미래당과의 패스트트랙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한국당은 민주당과 교육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국회 입법과 시행령 개정을 포함한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해왔다"며 "그런데도 '기습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정말 황당한 발목잡기라는 표현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했을 뿐이고, 앞으로 잘해보겠다고 하는 것인데 이것을 두고 독불장군식 태도라고 비난하면서 입법 논의를 거부하는 것을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또 유치원 3법의 연내 처리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한국당은 연내 통과에 벌써 두 번씩이나 합의문을 작성하고 서명했다"며 "그런데 또 다시 시간끌기다. 심히 유감스럽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제 유치원 회계의 투명화에 반대 의사가 분명한 한국당의 국민 기만적 처사에 대해 더 이상 인내하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며 "민주당은 바른미래당과 긴민히 논의해 유치원을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반드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교육위는 당초 오는 24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유치원 3법 심의를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변경해 26일 오전 9시30분께 진행키로 했다.
일각에선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물리적인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12월 임시국회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kkangzi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