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화랑·미술관·박물관 147곳 개관...서울서 52곳 새 오픈

기사등록 2018/12/20 18:48:42

김달진미술연구소 집계 조사 결과

서울 외 기타지역서 95개 개관...작년보다 8곳 늘어

유명 화랑 신관 오픈·대기업 사옥 내 전시장도 잇따라

【서울=뉴시스】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서울 용산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단아하고 간결한 형태를 갖춘 하나의 커다란 달항아리로 표현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2018년 한 해 동안 새로 문을 연 갤러리, 미술관, 박물관은 총 147곳으로 나타났다.경기불황속에도 역대 최고치다. 2015년 103곳, 2016년 130곳, 2017년 139곳으로 전시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올해는 특히 국내 유명 화랑들이 새 시장을 찾아 분점을 개관한 점도 특징이다.

김달진미술연구소(소장 김달진)이 서울아트가이드 달진뉴스와 등재공간을 기초로, 한국박물관협회, 잡지, 신문, 웹 문서, 초대장 등을 통해 전시공간을 조사했다.

새롭게 개관한 전시공간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전체 147개 곳 중 서울이 54개곳(35.4%), 서울 외 기타지역에서 64.6%인 95개 곳이 개관했다.

서울 지역 중 인사동 화랑가인 종로구가 1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용산구 9개, 강남구 6개, 마포구·서초구·송파구에 각 3개, 서대문구·영등포·중구에 각 2개, 성동구·성북구·은평구에 각 1개 곳이 문을 열었다.

정보수집 결과 전시공간의 서울 집중 현상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타지역 개관 수는 95개로, 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경기도에 19개의 신규 공간이 탄생했다. 그 외에 전북 9개, 대구·경남에 각 8개, 전남·광주·경북·충남에 각 6개, 충북·인천·부산에 각 5개, 제주·대전·강원에 각 3개, 울산 2개, 세종 1개 순으로 기록됐다.

공간 특성상 분류했을 때, 작품을 전시하고 거래하는 화랑이 69개로 가장 많았으며, 작품만 전시하는 미술관 30개, 작품과 공연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 28개, 박물관 11개, 전시관 4개, 갤러리카페 3개, 역사관 2개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이전 재개관한 사비나미술관 외관

◆유명 화랑과 미술관의 신관 오픈잇따라

불황에도 국내 유명 화랑들이 새 시장을 찾아 분점을 개관한 점도 특징이다. 아라리오갤러리와 가나아트가 지난 4월 젊은 층이 밀집한 서교동 라이즈호텔과 한남동 사운즈한남에 각각 분점을 냈고, 국제갤러리도 1982년 개관 이래 최초로 부산 수영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F1963에 분점을 열었다.

삼청동 학고재 또한 개관 30주년을 맞아 강남 청담동에 새로운 공간을 오픈했다. 새로운 지역으로의 진출과 더불어 젊은 작가 발굴에 집중하면서 본관과는 다른 분위기가 예상된다.

이 외에도 종로구 팔판동의 갤러리도스와 삼청동에 바라캇, 부암동의 서울미술관,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소마미술관이본관과 인접한 곳에 신관을 확장하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2월 27일 네 번째 미술관을 청주에 개관할 예정이다.

◆대기업 사옥 내 전시공간

새로운 기업 미술관이 등장했던 2018년이기도 했다. 문화예술후원, 협찬을 넘어서 기업이 직접 미술관 문을 열고 운영하면서 한국 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문화재단이 지난 1월 롯데월드타워 7층에 롯데뮤지엄을 개관하였다. 건축가 조병수가 타워 내부 400평 규모의 공간을 기능적으로 해석해 설계했으며 댄 플래빈 전시로 첫 문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달항아리를 재해석하여 설계하면서 완공 전부터 화제였던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지하 1층에 5월 개관했다.

 세계200대 컬렉터로 알려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방대한 컬렉션을 중심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GS건설이 8월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타워 본사 1층 로비를 활용해 공간변형이 가능한 갤러리시선을 열었다. 신진 작가 및 대학생들이 겪는 전시 공간 부족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대전일보사가 사옥 1층에 지역 청소년들의 다양한 실험실이자, 전시회, 강연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인 랩마스(Lab MARs)를 마련하여 12월 오픈했다.

◆폐공간의 문화예술공간으로 무한 변신

2018년에도 빛바랜 공간들이 예술의 힘으로 활력을 얻어 다시 사람이 모이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자리한 20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던 국가기관 통신시설이 11월 미디어아트 전시관인 빛의벙커로 재탄생하였다.

또한 가동을 중단한 경기 부천 삼정동 쓰레기소각장을 부천시에서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시켰다. 부천아트벙커39는 전시와 공연이 가능한 멀티미디어홀과 카페, 교육실 등으로 활용한다.

지난 3월 오픈한 팔복예술공장은 주식회사 쏘렉스가 카세프테이프를 만들던 폐공장이었으며,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이 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오픈한 곳이다.

최대한 원형 모습을 살린 이곳은 전시공간과 예술인 창작공간, 카페, 아트숍으로 활용되고 있다. 폐교에 개관한 강원 평창에 봉평콧등작은미술관, 옛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용산 미군기지 건물 캠프킴 부지 내 옛 USO 건물에 문을 연 용산공원갤러리, 울산 장생포에 방치된 옛 여인숙에 탄생한 장생포아트스테이 등도 있다.

【서귀포=뉴시스】우장호 기자 = 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서 열린 '빛의 벙커' 개관식에서 관람객들이 아미엑스(AMIEX) 프로젝트로 구현된 구스타브 클림트(Gustav Klimt)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18.11.17. woo1223@newsis.com

◆이전하여 새롭게 출발

우란문화재단이 지난 10월 성동구 성수2가에, 개관 22주년을 맞은 사비나미술관이 은평구 진관동에 신사옥을 마련해 이전했다. 갤러리가비가 종로구에서 용산구 한강로1가로, 갤러리바톤이 강남구 압구정에서 용산구 한남동으로, 갤러리일호가 종로구 와룡동에서 삼청동으로, 313 ART PROJECT가 강남구 청담동에서 성북구 성북동으로, 아트팩토리가 종로구 통의동에서 중구 남산동으로 이전 개관했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