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의원 "세월호 참사는 어른들이 마셔야 할 독배"

기사등록 2018/12/20 17:09:51

'세월호 보고 조작 사건' 증인으로 법정 출석

"그 시간에 뭐했냐고 하면 모두 생존 바랐다"

"朴 최초 보고 및 지시 추정 시각 기억 못해"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0월16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2018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18.10.16 in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55) 자유한국당 의원이 "세월호 사고는 같은 시대를 사는 어른들이 함께 따라서 마셔야 하는 독배"라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민 의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20일 열린 김장수(70)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11차 공판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이날 김 전 안보실장 측 증인으로 출석한 민 의원은 지난 2014년2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민 의원은 "세월호 사고를 접했을 때 사고를 당한 학생들이 저희 큰 딸과 같은 나이라서 큰 충격에 빠졌다"며 "돌아가신 어린 영령에 대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큰 사건이 준 우리 세대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고 같은 시대를 사는 어른들이 같이 함께 따라서 마셔야 하는 독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민 의원은 "그 시기를 생각하면 암울한 생각이 들지만 발표 시간부터 오후 2~3시까지 우리가 기도했던 것은 텔레비전 자막에 나온대로 모두가 구조됐을 것이라는 생각이었고, 저조차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민 의원은 또 "여러분도 그 시간으로 가면 다른 모든 것들이 아이들이 죽었을 수도 있다 하더라도 모두 생존했다는 오보가 사실이기를 바랄 것"이라며 "그 시간에 당신들이 뭐했냐고 하면 저조차도 모든 사람이 살아있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안보실장을 통해 "선실 구석구석을 확인해서 한 명도 인명피해 없도록 하라"고 브리핑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체적인 시각은 기억하지 못했다. 민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고 당일 오전 10시30분 춘추관 기자브리핑에 이어 오전 11시께 추가브리핑을 한 바 있다.

민 의원은 "(세월호 사고 당일) 김장수 실장께서 전화를 하셨고 저는 제 사무실에서 아마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며 "김장수 실장은 대통령한테 말씀드렸는데 발표하라고 하니 브리핑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전 안보실장 측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15분과 22분 총 2회에 걸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인명구조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이 파악한 최초 보고 시간은 10시19분~20분이다. 당시 세월호는 10시17분께 108도로 전도돼 구조 불가능 상태였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22분께 김 전 안보실장에게 첫 지시를 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안보실장 측은 오전 10시22분께 박 전 대통령의 첫 지시가 있었다면,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된 민 의원의 기자브리핑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김 전 안보실장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지만 이날은 변론이 분리돼 김 전 안보실장에 대해서만 심리가 진행됐다. 김 전 안보실장 등은 대통령을 향한 세월호 부실 대응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공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silverl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