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패싱 또 패싱' 소수 정당 설움 '절감'

기사등록 2018/12/08 05:09:55

예산-선거제 개편 연계 요구…거대 양당, '배제'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부수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야3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이 기득권 야합 규탄한다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2018.12.08.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내년도 예산안이 8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차수 변경 끝에 통과됐다.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닷새 넘기고서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이른바 '야3당'은 소수 정당의 설움을 절실히 느껴야만 했다. 야3당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선거제도 개편을 연계하지 않으면 예산안 심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벼랑 끝 전술을 구사했지만 거대 양당은 연계 대신 '배제'를 택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수를 합치면 국회 재적 과반을 넘겨 내년도 예산안을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이 다수결의 원칙을 토대로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적절차를 진행하면서 야3당의 항의는 공허한 외침이 됐다.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 처리를 연계한 야3당 수장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예산 단독처리 방침에 반발해 단식을 하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6일부터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와 선거제도 개편 연계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지만 거대 양당은 단식을 만류하면서도 선거제도 개편이 배제된 예산안 처리 절차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제364회 국회(정기회) 제15차 본회의가 야 3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18.12.07.since1999@newsis.com
야3당은 거대 양당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수정 합의한 예산 부수법안의 '우회' 처리를 막기 위해 지난 7일 기획재정위원회를 찾아 조세소위 회부 또는 원내대표 간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지만 민주당 소속 정성호 기재위원장은 '대안이 없다'며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뒤 부수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재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이 '전체회의 개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정성호 위원장은 "국민의 심판은 내가 받겠다"며 6분 만에 예산 부수법안 수정안 등 169건을 의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거대 양당만 참여한 채 처리됐다.

야3당은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로 이동해 예산부수법안 수정안 처리 저지를 시도했지만 역시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면서 한때 회의장 입장이 저지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야3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거대양당 야합 규탄대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8.12.07.since1999@newsis.com
국회법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최소 5일의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여 위원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예외 조항을 적용해 본회의로 넘겼다. 바른미래당 법사위 간사인 채이배 의원이 "기재위에 다시 회부하거나 법안2소위로 넘겨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8일 오전 2시50분께 본회의를 속개해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상정했고 거대 양당은 이를 통과시켰다. 야3당은 표결에 불참하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반대토론에 나섰지만 역시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됐다.

다수 의석을 앞세워 법안을 일방 처리하는 구태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이지만 소수정당의 최후의 저지 수단도 앗아간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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