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책임지는 자리, 위치 다르다는 걸 새삼 느껴"
"올해 관악구 경제 살려내기 위한 그림을 그린 시간"
"4년 후 선택 못 받아도 지역 경제살리기 필요성 커져"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우문현답 나의 철학"
"서울대, 관악구의 큰 자산…낙성대 벤처벨리 조성 추진"
"내년 골목상권 활성화·인프라 확충·일자리 창출도 집중"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간결하고 뚜렷했다. 새내기 구청장답게 정책 추진은 거침이 없다. 그렇다고 성급하거나 즉흥적이지 않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내린 결론이 늘 바탕이 되고 있다. 16년 동안 구의원과 시의원을 거친 내공도 한몫했다.
박 구청장은 그런 내공으로 자치단체장으로서 다루기 힘든 '경제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자신을 '경제 구청장'이라고 스스로 소개를 할 정도다.
소통과 협치, 현장을 강조하면서 구민들의 의견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의 구정 철학이 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도 박 구청장을 상징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살리기를 끊임없이 강조했다. 지역경제가 살아나 관악구도 살아날 수 있다는 논리다.
열악한 관악구의 재정여건 속에서 대통령이나 시장 정도는 돼야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한 박 구청장의 철학과 정책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을 지냈는데 구청장은 초선이다. 올해 구정 운영 소회는.
"그동안에 바쁘게 달려왔다.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을 해서 늘 구정 행정 중심에 있었다. 생소하지는 않았다. 다만 처리함에 있어서는 많이 다르다. 청장이 되고 나니 거리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 느낀다.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뒤따른다. 집행을 하고 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위치가 다르다는 걸 새삼 느낀다. 4년간의 로드맵을 만들었다. 6대 비전과 71개 실천과제를 그렸다. 경제구청장으로서 지역경제를 살려내기 위한 그림을 그린 시간이었다. 4년 후면 충분히 '관악의 경제 틀은 정말 다져놨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자신감 있다."
-경제를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관악구가 지리적으로 강남의 테헤란밸리, 구로의 G밸리 사이에 껴 있다. 여기는 완전히 베드타운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아주 잠자는 곳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국가개발, 지역개발 등을 대학들이 선도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대는 어떠냐. 강남의 테헤란밸리에 벤처기업이 1200개가 있다. 구로의 G밸리에는 1500개의 벤처기업이 있다. 관악구는 112개 정도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울대를 졸업하고 나면 그냥 떠난다. 첨단 산업시설이 있으면 당연히 남아서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참여해줄 수 있음에도 말이다. 사법시험 제도가 바뀌면서 고시촌마저도 무너졌다. 관악의 경제가 큰일이 났다. 사실 경제대통령, 경제시장 등은 이야기가 된다. 가용 재원을 맘대로 빼서 쓸 수 있는 예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청장은 돈이 없다. 구청장이 경제구청장이라고 하면 웃기는 소리다. 하지만 관악구를 바라보면 절실하다. 내가 '4년 후에 성과를 못내서 선택을 못 받아도 좋다. 경제구청장으로 가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자신을 '강감찬 구청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민선7기 핵심 키워드로 포용과 협치를 강조했다.
"감동을 주는 행정이 과연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구민들이 걱정하는 게 후보 때와 달리 구청장이 되서도 우리를 만나줄 것인가라는 질문이 많았다. 또 16년 동안 구의원과 시의원을 하면서 지방자치는 직접 민주주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광장에 모여서 많은 문제를 토론하고 논의하고 그것을 과제로 채택하고 마을 문제를 공동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소통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해봤다. 정답은 열린 구청장이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관악청이었다. 그곳에서 구청장이 구민들과 만나 소통하고 논의하는 것이다."
-현장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고 있다.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나의 철학이다. 발로 뛰는 것을 좋아하고 현장에서 토론하고 즉석에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1개동을 다 돌았다. 6개월간 엄청 뛰었다. 현장에 가서 직접 들어보고 민원도 해결하고 있다. 우문현답이라는 나의 철학이 구정을 운영하면서 점점 맞다고 굳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어떤 형태든 소통하고 듣고 발로 뛰는 행정을 할 것이다. 이런 방식이 구민들의 행정 욕구를 충족을 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악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서울대다. 낙성대 벤처벨리도 조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조성하기는 힘들다. 방안이 있는가.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실리콘밸리, 베이징대, 칭화대가 있는 중국 베이징의 중관춘처럼 우수한 인재가 모인 대학에 기업들이 몰리고 이것이 도시의 경제발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 관악구에는 서울대라는 큰 자산이 있다. 또 청년인구 비율 39.5%로 전국 1위인 청년도시다. 서울대 후문 근처 낙성대 일대를 벤처밸리로 조성하려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서울대하고 관악구가 함께 대학 캠퍼스 타운 조성 사업을 신청할 것이다. 서울시에서 결정이 나면 바로 창업밸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당장 예산이 투입이 되니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악구와 서울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46개 정도가 된다. 서울대와 함께 기초생활보장법 수급권자 멘토링을 하고 있다. 학습지도도 해주고 진학지도도 해주는 것이다. 멘토·멘티제를 할 수 있는 관악구 중학생이 8000명이나 된다. 지금은 사범대만 하고 있다. 학점은 2학점을 주고 있다. 사범대가 아니라 전체 학생들에게 공개해서 폭을 넓혔으면 한다. 교육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서울대와 함께하는 진행하는 것들이 많다. 청년 지원 등으로 관악구를 벤처·창업의 최적지로 만들겠다."
-난곡선 경전철과 국토교통부 뉴딜 사업지에도 선정이 됐는데.
"관악의 도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큰 성과들이 이뤄져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지난 8월19일 서울시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을 발표하면서 난곡선 경전철 사업이 민자사업에서 재정사업으로 변경됐다. 그동안 난곡선은 민자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이 있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시 재정을 우선 투입하게 돼 2022년 이전 조기착공이 가능해졌다. 여의도 샛강역에서 서울대를 잇는 신림선 경전철이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새절역에서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 경전철도 내년 말에는 착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완공되면 관악의 교통문제가 개선되고 역세권 개발과 새로운 인구가 유입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선정돼 난곡·난향동 일대(27만㎡)에 앞으로 4년간 최대 250억원의 마중물 예산이 투입된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주거와 도로 등 기초생활 인프라가 확충된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바로 실행되는 사업은.
"골목상권 활성화, 인프라 확충, 일자리 창출, 3개 분야에 대해 30개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종량제 봉투 판매수수료를 내년 1월1일부터 현재 6%에서 9%로 인상한다. 동네 슈퍼 등 750개 대행판매소의 봉투 판매이윤이 연간 2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 임차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 1월1일부터 전국 최초로 청년 임차인 중개보수 감면 서비스가 시행된다. 만 19~29세 청년이 중개료 감면에 동의한 중개사무소에서 7500만원 이하 전·월세 임대차 계약을 할 경우 중개수수료를 0.1% 감면해주는 서비스다. 여러 공사, 용역 등의 수의계약 시 관내업체 비율을 현재 25%에서 2022년까지 50%로 확대하려고 한다. 수의계약 금액이 현재 30억원 정도에서 60억원 정도로 증가해 많은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2019년 관악구 살림살이 규모는 6865억원이다. 올해와 비교해서 801억원이 증가했다. 주민들이 원하고 꼭 필요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내년 관악구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재원을 집중 투입한다. 2019년은 민선 7기 원년의 해로 본격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때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구민의 복지·안전을 최우선으로 한해 살림을 잘 꾸려 나가겠다."
-내년에는 반드시 해야겠다는 사업은 무엇인가.
"내년에 꼭 벤처벨리(창업밸리)를 만들기 위해서 앵커시설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내년도 예산안에도 들어가 있다. 청년의 정책을 좀 잘 가져가면 좋겠다. 청년 지원사업 예산이 올해는 400만원이었는데 내년에는 6억4500만원으로 크게 늘렸다. 청년과 관련된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그런 부분을 좀 해보고 싶은 게 제 생각이다."
-구민들에게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에 남았으면 하나.
"지역경제가 살아나서 먹거리 기반을 확실하게 구축한 구청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 게 제 꿈이다."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2018년은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을 찾아보기 바란다. 저도 구민 여러분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이제 구청장실도 활짝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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