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정 차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간담회서 밝혀
매뉴얼에 직장 내 괴롭힘 판단 기준·판례 등 포함
"법사위 계류 3개 법안 12월 정기국회 처리 기대"
고용노동부 임서정 차관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간담회'에서 "12월 중 국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에 맞춰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 7월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직장내 괴롭힘 근절 대책의 후속조치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 마련을 추진해 왔다.
매뉴얼에는 현재 법사위에 계류중인 3개 법률안을 토대로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분석, 판단 기준을 설명하고, 기존 판례 등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이 포함 될 전망이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함을 강조하면서,사내 규범 마련, 예방을 위한 실태진단, 예방교육, 상담 및 조사 절차에 관하여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점검표·유의사항 등의 내용도 포함된다.
이날 간담회를 열고 전문가 의겸수렴에 나선 것도 매뉴얼 세부 내용 보완을 위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노총, 대한상의, 경총, 포스코, 코오롱글로텍, 한화시스템, 행복한일연구소, 한국노동연구원 등 관계자가 참여했다.
특히 최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향한 폭행과 폭언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직장 내 갑질 문화와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임 차관은 "올 한해 우리나라에서사회적 공분을 가장 많이 일으킨 이슈 중 하나로직장 갑질, 직장 내 괴롭힘을 꼽을 수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언론에 보도된 일부 사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우리나라 근로자의 직장생활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근로자의 건강과 생명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한국노동연구원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70% 내외가괴롭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변했으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자살시도까지 경험한 적이 있다는 직장인도전체의 10.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차관은 "직장이라는 공간은 근로자에게는 생계유지 뿐 아니라 직업생활을 통한 자아실현과 사회적 교류에절대적으로 중요한 장(場)"이라며 "그런 만큼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하게 대처하고구성원 간 존중하는 직장 문화를 만드는 데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지난 9월 12일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관련 3개 법안(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산재보험법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법사위에서 '괴롭힘의 정의가 모호해 사업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임 차관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근절을 위한 3개 법률 개정안이 12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돼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하고 이를 금지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업주 조치사항을 규정하고 사내 규범인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을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정부의 책무에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지도·지원을 추가했고, 산재보험법 개정안은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 돼 발생한 것도 포함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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