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6000억원 이상 증권사 18곳 ROE 비교 분석
1~3분기 누적 ROE 초대형사 평균 8.7% < 중대형사 9.8%
자기자본 제일 많은 미래에셋 ROE 꼴찌...키움증권 1위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별 재무제표 기준 12월 결산 자기자본 6000억원 이상 증권사 18곳의 1~3분기 누적 ROE는 평균 9.5%로 집계됐다.
특히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5곳의 ROE 평균은 8.7%로 집계됐다. 이는 자기자본 4조원 미만~6000억원 증권사 13곳의 평균 9.8%보다 1.1%포인트 낮은 것이다.
ROE란 당기순이익을 평균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벌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특히 투자가 본업인 증권사의 경우에는 ROE는 회사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잣대로 꼽힌다.
증권사별로 보더라도 ROE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14.9%)이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원도 되지 않는다. 이어 ▲2위 한국투자증권(12.7%) ▲3위 DB금융투자(11.3%) ▲4위 유안타증권(10.9%) ▲5위 교보증권(10.7%) ▲6위 IBK투자증권(10.5%) ▲7위 메리츠종합금융증권(10.3%) ▲8위 한화투자증권(9.6%) ▲9위 대신증권(9.4%) ▲10위 하나금융투자(8.7%) ▲11위 삼성증권(8.6%) ▲12위 NH투자증권(8.4%) ▲13위 신한금융투자(8.3%) ▲14위 하이투자증권(8.0%) ▲15위 현대차증권(7.9%) ▲16위 KB증권(7.4%) ▲17위 유진투자증권(7.1%) ▲18위 미래에셋대우(6.5%) 등의 순으로 ROE가 높았다.
초대형 IB 5곳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 ROE가 모두 평균에도 못 미쳐 눈에 띈다. 더군다나 자기자본이 8조원으로 가장 높은 미래에셋대우는 ROE 순위가 가장 낮았다.
대형사들의 ROE 부진 배경으로는 상반기 거래대금 호조, 부동산 호황, 대어급들의 잇따른 상장 추진 철회, 발행어음 사업 승인 지연 등이 꼽힌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었고 자기자본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증권사가 수혜를 누렸다"며 "이에 따라 키움증권 등 상대적으로 자기자본이 많지 않고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의 ROE가 잘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띠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강자' 메리츠종금증권 등 부동산 부분에서 활약을 펼치는 중대형사의 ROE가 긍정적으로 나왔다"라고 풀이했다.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CJ CGV 베트남, 현대오일뱅크 등 올해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들의 상장이 잇따라 불발된 것도 초대형 증권사들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보통 기업 규모가 큰 IPO사는 대형 증권사들이 주관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울러 초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 등을 기대하고 자기자본을 늘렸지만 금융당국의 관련 승인이 지지부진한 것도 초대형 IB들의 ROE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원회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을 목표로 자기자본이 4조원 넘는 증권사는 예금자보호법만 적용하지 않을 뿐 은행의 예적금과 유사한 발행어음 취급을 허용하겠다고 2016년 6월 발표했다. 또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고객예탁금을 통합해 기업금융에 운용하며 원금을 보장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초대형 증권사들은 서둘러 당국이 제시한 4조원이라는 허들을 넘기며 덩치를 키웠지만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2곳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8조 자기자본에도 IMA는 물론 발행어음 사업 인가도 받지 못했다. 삼성증권과 KB증권도 발행어음 인가를 받기를 희망하지만 여러 규제 막혀 몸을 낮춘 상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가 공격적인 경영을 함에도 ROE가 가장 낮게 나온 것은 결국 발행어음, IMA 등의 사업 인가를 받기 위해 늘린 자기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거래대금 감소, 저성장 기조 등으로 증권사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당국은 일관성 있게 초대형 IB 육성안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min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