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뢰도 타격 받아 추가 수주 어려울 수도
"바이오기업 미래가치 저평가 우려…조치 필요"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주로 하는 삼성바이오는 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리 규정이 까다로운 미국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회사들은 윤리 규정에 어긋나는 회사에 투자를 하지 못하게 돼 있어 추가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탁 생산공장을 완공해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전 세계 최대 규모(바이오탱크 기준 18만ℓ)인 제3 공장 가동으로 글로벌 최대 CMO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번 제재로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기업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쳐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 내부에서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될지 생각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융당국의 최종 심의를 앞두고 그동안 임직원 사이에서 '상장폐지'는 입에 올리면 안 되는 금기어로 여겨졌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회계 논란으로 최근 2~3년 새 폭발적으로 성장한 K바이오가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품) '램시마'를 앞세워 3분기 21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것이다. 2016년에는 바이오벤처 신규 창업이 443개사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번 금융당국의 제재로 시장에 회계감리와 관련해 보수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면서 "특히 바이오벤처들이 보수적인 감리를 받게되면 시장에서 미래 투자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어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오제약 산업의 회계처리는 개발 단계부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일률적인 기준보다 산업적 특수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오기업들은 산업 특성상 신약 개발이나 기술 수출 등 성과를 내기까지 수 년간 적자를 낼 수 밖에 없어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중요하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고 투자자 신뢰도가 하락하면 기업공개(IPO)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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