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인 아이폰X·아이폰8 개통량의 60%에 불과
24개월 할부해도 한 달에 10만원 가까이 부담
올해 출시 V40, 갤럭시9 등도 고전..시장 전반 침체
출시 일주일 만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아이폰XS에 대한 실망스러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매니아층이 두터운 아이폰마저 신작의 혁신을 실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가격까지 비싸졌기 때문이다. 유통점과 판매점에서 사양과 가격을 묻고는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판매도 전작에 미치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 등 3종의 개통량은 전작인 아이폰X보다 소폭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이폰X와 아이폰 8이 3주 간격으로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해 두 전작의 판매량을 합한 것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출시 첫 주 아이폰8은 18만대, 아이폰X가 10만대가 이통사를 통해 개통됐고, 아이폰 XS 시리즈는 16~17만대 가량이 개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통사들은 아이폰을 비롯해 다른 핸드폰의 판매량을 비공개하고 있다.
신작 중에선 아이폰XS의 판매량이 50%를 웃돌며 인기가 가장 많았다. 용량은 256GB, 색상은 골드를 선택했다. 아이폰 맥스는 통신사마다 비중이 다르지만 평균 25~30% 정도를 차지했고, 아이폰XR 비중은 10~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작 아이폰을 손에 쥐려는 사전예약 열기는 뜨거웠지만 갈수록 교체 수요가 줄고 있다는 평가다. 신작 출시 초기에는 비싼 출고가 때문에 번호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2일에는 2만8753건, 3일 2만2159건, 5일 2만3773건으로 3영업일간 2만건을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는 1만2645건, 7일 1만1975건, 8일 1만306건으로 번호이동도 시들해졌다.
업계에서는 아이폰의 부진 이유에 대해 기술 혁신을 체감하기 어려운 반면 가격 부담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예컨대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폰 XS 256GB의 출고가는 156만2000이다. 24개월 할부를 기준으로 월 6만9158원을 내고, 여기에 이용요금 5만원 수준을 합하면 한 달에 10만원 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눈높이를 낮춰 보급형으로 출시된 아이폰XR 128GB를 구매하면 출고가는 105만6000원, 24개월 할부를 기준으로 한 달에 4만6755원을 내야 한다. 이용요금까지 하면 월 8만원대의 요금 부담이 불가피하다.
유통점 관계자는 "차별성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도 아닌데다 비싸지기만 해서 망설이고 있다"며 "초기 예약 수요가 해소된 후에는 실제 반응은 신통치 않은 상태다. 좀더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전작에 비해서는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이폰의 판매 부진은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신규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 상태인 가운데 교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체를 고민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이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굳이 비싼 신작을 선택할 이유도 없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가 상향 평준화되며 신규 단말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어졌다"며 "올해 출시된 V40, G7, 갤럭시S9, 갤럭시 노트9 등도 고전하고 있다. 아이폰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말기 교체 주기가 길어졌고 신규 최신 모델을 사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며 "아이폰 XS가 나오면 지원금이 올라가는 아이폰8을 산다. 사실상 성능은 크게 안떨어지기 때문에 최신 모델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업점 관계자는 "휴대폰의 기능은 비슷하고, 가격만 비싸게 나온다면 시장은 계속 침체될 수밖에 없다"며 "비싸더라도 그만큼 가치를 가진 기술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 삼성의 폴더블폰과 같은 새로운 기능이 있는 프리미엄 폰처럼 기존 폰과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이 나온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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