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올해 재정 기여도 0.8%p 상회 전망"
"경제성장 3분의1이 나랏돈…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정부가 내건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9%다. 경제 성장의 3분의 1 가량을 나랏돈으로 겨우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소비나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재정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기획재정부가 1일 발간한 '2018년 재정정책보고서-재정 동향과 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정부부문 성장 기여도(이하 정부 기여도)는 지난해의 0.8%포인트와 유사하거나 이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기여도가 역대 가장 높았던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2.1%포인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과의 관계가 얼어붙었던 2016년의 경우 0.9%포인트였다.
정부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정부 기여도가 금융위기 후 최고치를 찍게 된다.
정부 기여도는 재정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정부소비와 정부투자로 나뉜다.
정부소비 기여도가 지난해의 0.5%포인트보다 상승한 0.7~0.8%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봤다.
올해 중앙정부 총지출 증가율이 지난해 본예산 대비 7.1%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데다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향후 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증가율이 10%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란 게 기재부 측 설명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정부소비 기여도는 전분기 대비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였다.
정부투자 기여도는 -0.2~0.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지난해 본예산 대비 20% 감소한 데 기인한다.
기재부는 "정부 지출 계획에 따라 집행이 이뤄진다면 하반기 정부소비 증가율은 상반기(4~5%대)과 유사해져 정부소비 기여도는 0.7~0.8%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정부투자 기여도의 경우 SOC 이월예산 등에도 불구하고 지출이 대폭 감소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즉, 나랏돈으로 0.8%포인트 이상 성장률이 만들어지는데도 올해 2.9%의 성장이 어렵다는 얘기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9%의 당초 전망을 달성하기가 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정부 역시 경제주체라는 점에서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집행을 늘릴 수 있지만 GDP의 정부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문제"라며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는 조건 하에 재정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재정을 효율적으로 못 써 민간을 위축시키고 또다시 재정으로 메꾸는 악순환이 내년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