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 태백시, 지방소멸 위기감에 해결방안 못 찾아 고심

기사등록 2018/10/08 06:00:00

현재 추진사업들 검증된 것 없어 ‘미래 불투명’

신규 사업보단 지역 연계가 대안

【태백=뉴시스】김태식 기자 = 과거 석탄산업 부흥기를 이끌었던 함태광업소 갱도. 현재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2018.10.07. newsenv@newsis.com
【태백=뉴시스】김태식 기자 = 강원남부 최대 폐광지역인 태백시가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자연폐광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가운데 인구감소로 인한 소멸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태백시는 위기감 극복을 위해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 사업 모두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미래가 불투명하다. 태백시의 현재 지역경제상황과 추진사업들을 점검하고 해결방안을 진단한다.

 
 ◇태백시 각종 경제지표 위험 단계

 올해 3분기까지 경제지표를 보면 태백시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태백시 인구는 4만5387명으로 전년동기 4만6274명보다 887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회복은커녕 감소폭이 점점 더 커져 시 존립의 위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또 구인·구직 취업현황을 살펴보면 총 구인 수는 176명으로 전년 동기 65명에 비해 170.8% 증가했지만, 구직희망자 수는 445명으로 전년 동기 558명보다 20.3% 감소해 구인구직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탄광도시 태백의 주 산업인 무연탄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총 953명으로 자연폐광 중인 장성광업소가 완전한 폐광에 이를 경우 태백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산업은 많지만 구체화된 사업이 전무

 이 같은 위기 경보에 태백시는 강원랜드 등과 함께 각종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화된 사업이 전무한 실정이다.

 민선7기 태백시가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민선6기 김연식 전 시장이 추진하던 웰니스 항노화사업으로 현재 명칭은 ‘태백건강드림촌’ 사업이다.

 이 사업은 강원랜드 2단계 사업인 이시티(E-city) 예정 부지였던 사배리골 일원에 힐링빌리지, 생산공방, 테라피팜, 케어센터, 웰컴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1875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태백=뉴시스】김태식 기자 = 석탄산업 호황기 광부들의 안식처가 되어 준 강원 태백시 광부사택. 2018.10.07. newsenv@newsis.com
그러나 이 사업의 핵심은 민자유치 여부로 총 사업비의 약 56%인 1060억원이 민간투자에 의존하는 것으로, 류태호 현 시장이 강원랜드의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지만 강원랜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강원랜드 등의 민간투자가 없는 한 이 사업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또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가 제안해 강원랜드가 추진 중인 대규모 치매 등 노인요양사업은 현재 사업 타당성 용역에 들어가 있으며 용역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 또한 시민사회단체 연합인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와 태백시의 불협화음으로 추진 주체가 모호하고 용역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 해도 강원랜드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앞날이 순탄치는 않다.

 이런 상황에 강원랜드가 자체 사업으로 추진 중인 슬롯머신 사업이 현재로선 가장 완성도가 높은 사업으로 내년까지 시제품 제작 및 완제품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슬롯머신 제작 공장을 태백에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완제품이 카지노를 찾는 소비자의 욕구를 얼마만큼 충족시키고 이에 따른 수요 욕구의 정도에 따라 사업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돼 앞날이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소멸위기 극복은 ‘연계’해야

 8일 강원연구원 이원학 박사는 태백시를 포함, 비슷한 처지에 놓인 지자체들이 소멸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태백 같은 경우 도새재생과 관광자원화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 따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다”며 “관광의 예를 들면 관광객들이 태백만을 위해 오지 않는데 사업도 그렇고 인근 지자체들도 모두 따로따로다”고 말했다.

 또 이 박사는 “지금 새로운 하드웨어를 대규모로 짓는 것 보다 있는 것들을 잘 컨텐츠를 입혀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규 사업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박사는 “강원랜드가 역할을 해야 한다. 강원랜드의 인프라를 주변에 있는 것을 끌어당겨서 통합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사계절 복합리조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신규 사업보다 있는 자원들을 연계해서 좀 더 고급의 상품을 만들어야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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