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진보하면 청년 노동자 더 쉽게 대체"

기사등록 2018/10/07 12:00:00

한국은행 BOK경제연구, '기술 진보와 청년 고용'보고서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청년층 고용 더 큰 타격

"청년 고용정책, 기술발전 고려·속도있게 추진해야"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기술 진보가 청년 노동자를 더 쉽게 대체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청년 고용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뜩이나 실업률이 최악 수준으로 치닫는 등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등 기술발전으로 '고용 절벽'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은행의 BOK경제연구에 실린 '기술 진보와 청년 고용(이서현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심명규 서강대 교수·양희승 KDI정책대학원 교수)'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이 발전할 수록 중장년층에 비해 청년 노동자가 자본이나 기술에 쉽게 대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팀이 2000~2014년까지 통계청 광업제조업 조사와 고용형태별 근로시간조사 자료 등을 바탕으로 청년층(15~29세)과 중장년층(30~64세)에 대한 노동의 자본 대체탄력성을 추정한 결과다. 여기서 자본 대체탄력성은 기술 발전으로 노동가격 대비 자본가격 비율이 1% 떨어질 때 자본이 노동을 얼마나 대체할 것인지를 나타낸다.

연구 결과 청년층 노동자의 자본 대체탄력성은 1.77%로 중장년층(1.54%)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가 높을 수록 노동 대비 자본투입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노동이 자본에 더 많이 대체된다는 얘기다. 취업 연령이 늦춰지는 최근 추세를 감안해 청년층을 15~34세로 놓고 중장년층을 35~64세로 구분해도 결과는 각 1.63%와 1.46%로 청년층의 자본 대체탄력성이 더 높았다.

기업규모별로 볼 때 중소기업의 청년층 고용은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노동자 연령별 자본 대체 탄력성이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는 청년 노동자의 탄력성은 2.57%, 중장년층은 1.64%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대학 졸업 여부 등 교육 수준과도 상관없이 기술변화는 중장년층(1.98%)보다 청년층(2.75%)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직종별로도 전문직이나 중간직, 서비스직 등 전반적으로 청년 노동자가 기술에 대체되는 정도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노동자 연령별로 기술이나 경험 측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미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중장년 노동자의 경우 기술 진보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기술과 경험이 없는 청년층 신규 고용의 문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청년 고용정책은 4차 산업혁명 등 기술발전으로 인한 노동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해 속도감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청년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 직업교육 강화, 대학교육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acho@newsis.com